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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괴롭힘 금지 1년 됐는데…직장인 72% "달라진 게 없어"

입력 2020-07-15 14:30

절반은 "신고·징계 규정 미비"…전문가들 "가해자 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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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은 "신고·징계 규정 미비"…전문가들 "가해자 처벌해야"

직장내 괴롭힘 금지 1년 됐는데…직장인 72% "달라진 게 없어"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를 시행한 지 1년이 됐음에도 직장인 대다수는 조직 문화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 지식융합학부 교수는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법학회 공동 주최로 열린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 1주년 토론회에서 최근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관련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교수가 발제를 통해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변화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변화 없음'이라는 응답(71.8%)이 대부분이었다. 괴롭힘이 감소했다는 응답 비율은 19.8%였다.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이 증가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중복 응답)에는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문화'(53.6%)가 가장 많았고 '신고 체계나 징계 규정 미비'(51.2%)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등의 절차를 운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53.5%에 그쳤다.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개정 근로기준법은 작년 7월 16일부터 시행 중인데 이 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면서도 직접적인 처벌 규정을 두지는 않고 사업장별로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징계 등의 내용을 담도록 의무화했다. 국가의 처벌 대신 사업장의 자율적인 규율에 맡긴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려면 가해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 행위가 확인되고 일정한 조치가 이뤄진 뒤에도 괴롭힘이 반복되는 경우 당사자가 명백히 반대하지 않는 이상, 형사 처벌 등 적절한 제재가 이뤄지도록 규율을 설계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주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법률원 부원장은 "사업주가 가해자인 경우 사업장 자율에 맡긴다는 것은 '입법적 방치'에 해당한다"며 "사업주의 괴롭힘 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 규정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정엽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정책2본부장도 "(근로기준법은) 신고자나 피해자에 대한 사용자의 불이익 처우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만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며 "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처벌 규정과 사업주의 각종 조치 의무 불이행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조직 전반의 성과를 떨어뜨리는 퇴행적인 행위로,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태호 한국노동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의 직접 경험 외에 간접 경험을 한 경우도 업무상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직장 내 괴롭힘은 단일 피해자뿐 아니라 괴롭힘이 발생한 조직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거나 은폐하려고 할 경우 피해자 당사자 및 조직 구성원은 조직 내 공정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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