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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안 내린다"며 검역소홀한 사이 한국 작업자 대거 승선

입력 2020-07-14 16:15

지난달 러시아 선박 집단확진 때와 '검역 구멍' 판박이
검역당국 "작업자 승선허가서 바탕으로 선원 접촉여부 확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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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러시아 선박 집단확진 때와 '검역 구멍' 판박이
검역당국 "작업자 승선허가서 바탕으로 선원 접촉여부 확인 중"

"선원 안 내린다"며 검역소홀한 사이 한국 작업자 대거 승선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외국 선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또 발생한 가운데 검역 당국이 해당 선박에서 선원들이 내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역을 소홀히 한 사이 국내 노동자들이 대거 선박에 올라가 작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번 러시아 선박 집단 확진 때와 판박이 같은 일이 또 벌어졌다.

부산검역소 한 관계자는 14일 "감천항 수리소 폐쇄회로(CC)TV가 희미하지만, 우리 작업자가 올라간 것까지는 확인했다"면서 "30∼50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검역소 측은 작업자들이 다양한 회사에 소속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배 승선을 위해 필요한 승선 허가서를 바탕으로 선원들과 접촉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리조선소 측도 접촉자 확인작업을 하고 있다.

수리조선소 한 관계자도 "우리 회사 협력업체 직원들도 있고, 선사에서 온 러시아 엔지니어도 있고 승선자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해당 배는 지난달 16일 입항했다가 이달 7일 잠시 출항한 뒤 하루 뒤인 8일 다시 부산항에 입항했다.

바깥 해역에서 기존 선원 22명과 교대할 선원 22명을 추가로 태워 재입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사 측은 부산항에 입항한 이후 기존 선원 22명은 내리겠다며 하선 신고를 했다.

이에 검역소가 전날 이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특별검역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1명은 러시아 선원으로 이날 오후 코로나 전담치료기관인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문제는 해당 선원들이 하선 신고를 하기 전까지 검역 당국은 "선원들이 내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류 검역만을 했다는 점이다.

그사이 국내 근로자들은 배에 올라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환경에서 작업했다.

지난번 러시아 선박 집단 감염 때도 검역당국이 선원들이 배에서 내리지 않는다며 서류 검역만 했고, 항만 노동자들이 승선해 작업했다가 대거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당시 항만노동자들은 "안심하고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며 검역 확대를 요구한 바 있다.

해당 사건 이후 승선 검역이 이달 6일부터 강화됐지만, 지난 8일 선박이 재입항할 때 전자 검역만 이뤄진 점도 의문스러운 조치다.

위험 국가를 방문했거나 승선 교대가 이뤄진 경우는 '승선 검역'을 해야 했는데 이때에도 전자 검역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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