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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강남사수' 메시지만 보인 청와대 참모들

입력 2020-07-15 08:51 수정 2020-07-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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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강남사수' 메시지만 보인 청와대 참모들

"안 팔리던 매물 3개가 지난주에 싹 나갔어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집, 서울 반포 한신서래아파트 인근 부동산 사장님의 말입니다. 호가만 오르고 막상 실거래는 없었는데, 노 실장 발표 이후 주목을 끈 때문인지 거래가 활발해졌다는 주장입니다.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노 실장이 '똘똘한 한 채'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저하던 매수자들도 움직였다는 시장의 분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청와대 내 유일한 '강남 다주택자' 고위직, 김조원 민정수석의 집들도 눈길을 끕니다. 김 수석은 서울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전용면적 123.29㎡)와 서울 강남구 도곡한신(전용면적 84.74㎡)을 갖고 있습니다. 두 채 합쳐 호가만 30억을 넘나듭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잠실동과 달리, 아직 별도의 거래 규제가 없는 도곡한신은 한달 사이에만 호가가 1억 가량 올랐다고 합니다. 그나마 집을 내놨던 사람들도 거둬들이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업소들의 말입니다.

원칙적으로 따지면, 집을 팔라 마라 하는 것이 개인의 재산권 침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대통령 비서실장이 스스로 무주택자가 되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카드입니다. 집값을 반드시 떨어뜨리겠다는 의지, 특히 강남 위주로 과열된 분위기를 가라앉히겠다는 의지를 정책 입안자들이 책임지고 보여주겠다는 차원이었을 겁니다. 서울, 특히 강남 집을 놓지 못하고 주저하는 고위 공무원들을 보며 국민은 '지금이라도 영혼을 끌어모아 강남에 들어가야 하나보다'…이런 결론에 이를 수 있단 걸 의식한 것이겠지요.

저희 JTBC 청와대 취재팀은 지난주 다주택 매각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청와대 A수석에 대한 기사를 썼습니다. A수석은 보도 이후에도 여전히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강남 아파트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상식 선에서 결정하지 않겠느냐"면서 처분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취지로만 말했습니다.

이제 노 실장의 권고 시한 '한 달'은 불과 보름 가량 남았습니다. 과연 A수석을 필두로 한 다주택 청와대 참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집을 팔까요? 청와대 출입 기자들은 당분간 춘추관(청와대 기자실)에 앉아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화를 계속 돌려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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