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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마스크 써야죠" 승객 30명 탄 시내버스 '고요'

입력 2020-06-01 11:41

청주 시내버스 착용 의무화 사흘째…혼란 없이 대체로 잘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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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시내버스 착용 의무화 사흘째…혼란 없이 대체로 잘 지켜

"불편해도 마스크 써야죠" 승객 30명 탄 시내버스 '고요'

6월 첫날인 1일 오전 7시 20분께 청주시 흥덕구 복대가경시장 입구의 시내버스 승강장.

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10여명의 승객이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린 채 차분하게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승강장 의자에 앉거나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일제히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했다. 큰 소리로 대화하는 시민도 없었다.

인근 서원초등학교, 산업단지 입구, 충북대학교 후문 사거리, 상당공원 버스 승강장 풍경도 비슷해 얼굴 절반을 흰색과 검은색 마스크로 가린 승객들이 바쁜 출근길을 재촉했다.

30여분 뒤인 오전 7시 50분께 청주시 청원구 마로니에공원 버스 정류장의 시민 6명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연합뉴스 취재진은 버스 안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상리·옛 예비군훈련장을 출발해 시내를 거쳐 금천배수지(동부 종점)로 가는 915번 시내버스에 탑승했다.

그곳에도 마스크를 쓴 승객 20여명이 말없이 창밖을 응시하거나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면서 이동했다. 대화가 불편해서인지 일행으로 보이는 승객끼리도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버스 입구와 출구에는 분무식과 짜서 쓰는 소독제가 비치됐고, 타고 내리면서 습관적으로 손 소독을 하는 승객도 많았다.

차내 방송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미착용 시 승차 거부를 당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되풀이했다.

청주 시내버스 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된 지 사흘째를 맞지만, 아직 나이 든 어르신 가운데는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버스 기사 김모(47)씨는 "언론을 통해 홍보가 많이 됐지만 더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어르신이 있다"며 "바뀐 규정을 차분하게 안내하지만, 개중에는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더러 있다"고 귀띔했다.

오전 8시 10분께 상당구 충북도청 인근을 지날 무렵 승객은 모두 30명으로 늘었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은 없었다 .

상당구 율량동에서 상안길로 출근하는 직장인 최모(33·여)씨는 "처음에는 갑갑했는데, 자꾸 쓰다 보니 마스크가 외출 필수품이 됐다"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고 꼭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고 말했다.

온종일 운전대를 잡는 시내버스 기사들은 불편을 호소한다.

4년차 시내버스 기사 이모(45)씨는 "마스크를 쓰고 운전하다 보면 금세 땀이 차고 승객에게 응대하기도 불편하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민 A(53)씨는 "지난달 23일 서울에서 버스를 탄 적이 있었는데 많은 승객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청주 시민은 물론 전 국민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생활 속 거리 두기 방역 지침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청주 시내버스 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것은 지난달 30일부터다.

시민들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방역당국이 고심 끝에 내놓은 처방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은 원천적으로 시내버스에 탈 수 없다.

운전기사 제지를 무시하고 탑승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최대 300만원의 과징금을 물게 된다. 방역 조처에 따른 비용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시가 시내버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것은 지난달 20일이다.

당시 확진자가 탔던 시내버스 승객 14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된 데다, 코앞에 다가온 학생들의 등교 수업을 고려해 내린 조처다.

시 관계자는 "오늘까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버스를 타려다 기사와 승강이했다는 보고는 없었다"며 "코로나19 감염경로 차단을 위해 버스 승강장을 돌며 마스크 착용 의무를 지속해서 계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다소 불편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대중교통과 다중시설 등을 이용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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