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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의 현장 브리핑] "반성없는 전두환에 분노"…광주의 목소리

입력 2020-05-18 19:16 수정 2020-05-2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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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현장 브리핑 > 의 강지영입니다. 저는 마포구 상암동 저희 사옥 앞에 지금 시간 5시를 조금 지나고 있습니다. 제가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서는 이유는 오늘(18일) 현장이 먼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인데요. 오늘 복 국장님이 돌아 오시는 첫날이기도 하고 현장 브리핑의 첫날이기도 해서 특별한 현장을 직접 가보려고 합니다.

드디어 5시간 가까이 달려 이곳에 도착을 했습니다. 1980년 5월 계엄군에 맞서 시민군이 끝까지 저항했던 옛 전남도청앞 입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역사적인 현장을 제가 직접와 보니 제가 다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올해는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라는 주제로 기념식이 주제가 됐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시민들에게 40년 전 그날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곽세진/광주광역시 월산동 : 부모님께는 정말 생생한 지옥 같은 날이었는데 저는 그냥 듣기만 했었고… 묘한 느낌이 들어요. 벌써 40년이 지났다는 게.]

[김영빈/강원 강릉시 : 교과서에는 개념만 배우고 한 줄씩만 이론적으로 배웠는데 직접 피해자분들이랑 얘기를 해보니까 가슴이 아프고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옛 전남도청을 방문한 시민들이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이 전두환 동상인데요. 어제까지만 해도 온전했던 이 동상이 오늘은 머리가 훼손된 상태로 계속해서 전시가 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시민들을 이렇게 분노하게 만들고 있는 걸까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박호진/전남 무안군 : 최근 두 번, 지난해 올해 두 번 재판 광주에서 직접 했었는데 전혀 반성하는 기색이 없고 뉘우치지 않고 발뺌을 하니까 많은 시민들이 지나가면서 분노해서 다 뿅망치로 두들기고 신발로 때리시는 분들도 계시고 증오를 표출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5.18 민주화운동의 최초 도화선이 된 전남대입니다. 특히 지금 제가 서 있는 이 전남대 정문은 40년 전, 계엄군과 학생들의 첫 충돌이 벌어진 곳으로 5·18사적지 1호로 지정돼 있는데요.

[박세은/경기 광명시 : 저희 모두가 이렇게 5·18을 기억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내려왔습니다.]

[류춘신/전남 곡성군 : 제 삶에 있어서 5·18이 첫 마음을 가지게 된 계기였거든요. 그 마음을 저를 지금 돌아보고 있는 시기인데 그거를 또 이 자리를 통해서 의미 있게 받을 수 있을 거 같아서, 새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왔습니다.]

오늘 이곳을 시작으로 학교 내 기념공간을 연결한 '민주길'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40년 전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고 박관현 열사의 누님인 박행순 씨도 참석을 했습니다.

[박행순/고 박관현 열사 누나 :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다가 옥중에서 목숨을 잃은 박관현 열사를 추모하는 이 길이 마련된 거잖아요. 감회가 남다르시겠어요?) 많은 후배들이 와서 박관현이 어떤 죽음이었는가에 대해서 기리는
그런 계기가 돼서 유족으로서 굉장히 반갑고 앞으로도 정말 이 길이, 정말 앞으로도 이 나라 자주화와 민주화 통일을 외치다가 가신 이를테면 간 선배잖아요. 이제부터 동생의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죠. (40년 전 그날을 좀 기억하세요? 어떻게 기억하세요?) 40년요… 어디에 생매장했다, 사지가 찢어져서 어디에 누워있다, 이런 소리를 듣고 참 저희 둘째를 업고 시신을 찾으러 병원,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40년이 된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것은 너무 암울했던 그런 현장이기 때문에. 정말 전두환이가 잘못했다, 라고 사죄한다면 지하에 있는 내 동생도 용서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하루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광주 시민한테 무릎 꿇고 사죄하는 그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풀리지 않는 40년 전 그날의 의혹들, 언제쯤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진심 어린 사과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40년이 지났지만 우리가 계속해서 5월 정신을 이야기하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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