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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상부터 작품상까지 "언어 장벽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입력 2020-02-11 07:50 수정 2020-02-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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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카데미 최고상까지 받아내고 만 영화 기생충의 시상식 여운이 금방 가시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직접 말했던 언어의 장벽이 실제로 무너진 순간이었습니다.

먼저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Is it okay with you?"
- 영화 '기생충'

2시간 11분 영화 내내 영어 대사라곤 서너 마디, 기생충은 한국말로 풀어냈지만 가장 미국적인 시상식인 아카데미의 각본상을 품에 안았습니다.

[한진원/작가 : 제 심장인 충무로 모든 영화 제작자들과 이야기꾼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습니다.]

낯선 한국의 말과 문화 그리고 미묘한 감성을 전 세계 사람들이 이해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어서 영어 작품이 몇 발이나 앞설 수밖에 없는 각본상의 문턱.

그러나 빈부 격차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유머로, 공포로, 비극으로 변주한 '기생충'은 강렬한 이야기의 힘으로 세계를 녹였습니다.

그 뼈대를 도운 세심한 자막까지 더해지자, 오히려 해외 팬들은 영화를 통해 한국 문화를 읽어내며 또 다른 재미를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람동), 이 음식은 부자들이 먹는 음식은 아니죠. 한국에서는 두 브랜드를 합쳐 '짜파구리'라고 불러요.]

훌륭한 글, 그리고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은 건 영상 하나하나를 채운 세밀한 구성입니다.

해가 안 드는 지하실에 생선뼈를 매다는 장면까지 따로 계산하고 계획이 없는 인물을 그려내며, 화면 속 모든 것을 철저히 계획했던 봉준호 감독.

"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 영화 '기생충'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의 노력이 더해져 아카데미의 작품상까지 꿰찼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그냥 영화가 아니라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기생충을 칭찬하며 "배우들이 연기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건 아직도 아카데미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화면제공 : NEON·AMPAS)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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