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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울산 태화강에 악어가 나타났다" 어떻게 퍼졌나

입력 2019-12-16 21:54 수정 2019-12-1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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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울산 태화강에 악어가 나타났다" 좀 황당하게 느껴지는, 이 소식이 지난 주말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트위터에서만 29만 조회수를 넘겼을 정도입니다.

[앵커]

이가혁 기자와 바로 팩트체크해 보도록 보겠습니다. 우선 '태화강 악어' 사실입니까?

[기자]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이었으면 저희가 뉴스룸 1부에 전해 드렸겠죠.

저희가 영상 최초 출처를 추적해 보니까 동영상 공유 소셜미디어인 '틱톡'이었습니다.

올라온 날짜는 최근이 아니라 지난 8월 27일이었습니다.

게시자는 외국인으로 추정되는데 최근에는 활동을 하지 않아서 직접 연락이 닿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또 다른 영상에서 한 네티즌이 "어디에서 이런 걸 볼 수 있는 거냐"고 묻자 게시자가 "플로리다 키스 지역이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또 게시자는 이 '악어 영상' 아래 댓글로 '키 라르고'라는 구체적 지명도 적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플로리다 지역 여행 자료를 집중적으로 올린 것도 그런 여러 가지 정황을 봤을 때 영상이 찍힌 장소는 미국 플로리다라고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악어가 종종 목격되는 곳입니다.

[앵커]

최초 게시자나 원본 영상 그 어디에서도 우리나라나 태화강 관련된 걸 전혀 찾을 수가 없는데 이게 어쩌다가 이렇게 잘못 퍼진 겁니까?

[기자]

지난 8월에 이 악어 영상이 올라온 뒤에 우리나라에서 이 영상을 근거로 해서 "한강에 악어가 나타났다" 이런 글이 최초로 올라왔습니다.

잠잠하다가 이달 중순에 다시 "한강에 악어 출현"이라는 글이 올라왔고요. 그 바로 다음날 "울산 태화강"으로 이야기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포털사이트,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영상이 '태화강' 영상인 것처럼 퍼졌습니다.

심지어 "울산항을 통해서 수입된 악어가 누군가에 의해서 분실된 것이다", 이런 허위추측까지도 지속되었습니다.

영상 속에 영어 표지판이나 또는 영어 대화 목소리, 이런 전혀 들리지가 않았기 때문에 속기가 쉬웠습니다.

[앵커]

그래서 영상 속 장면하고 울산 태화강 상황하고 직접 비교를 해봤죠.

[기자]

저희가 비교해 봤습니다.

문제의 영상 속의 교각을 보면 '얇은 직사각형' 모양이고 총 7개입니다. 태화강에 있는 다리가 '총 7개'인데요.

울산시 협조를 받아서 오늘 오후의 모습을 기준으로 모두 확인을 해봤습니다.

다 보면 교각 모양이나 개수가 다르고요.

또 강폭이나 주변 환경도 당연히 확연하게 다르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교각 모양이 굵기도 하고 또 개수도 다르고요.

이렇게 7가지를 모두 비교해 봤을 때 영상 속 장소와 다르다라고 결론을 낼 수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허위정보 때문에 담당 관계자들이 실제로 현장 확인까지 하는 일이 있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이걸 보면 영상만 봐도 이건 태화강 아니다라고 느낄 수 있지만 워낙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보니까 지난 토요일에 현장 관계자 2명이 직접 태화강에 나가서 확인까지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허위정보 때문에 불필요하게 공무원 공무집행 이런 능력 등이 남용이 되고 또 낭비가 된 그런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런 허위정보로 좀 불안해하는 시민들이 있다는 점에서 진위 여부를 잘 가려볼 필요가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정확한 상황 판단에 오판을 하게 할 수가 있고 특히나 이번 경우는 그렇지 않았지만 심각한 재난재해 상황일 경우에는 더 그렇습니다.

해외에 비슷한 사례를 좀 보시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지난 9월에 인도 비하르지역 홍수 때 악어가 나타났다 하면서 온라인에 동영상이 이렇게 급속히 퍼진 것인데요.

현지 매체들이 팩트체크를 했고 이건 2개월 전에 구자라트는, 그러니까 '다른 지역' 홍수 때 영상이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과도한 공포에 빠뜨린 그런 사례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보실 영상은 다음 영상은 2017년에 태풍 '어마'가 미국 남부 지역을 휩쓸었을 때 이렇게 마이애미 공항이 물에 잠겼다라면서 퍼진 것입니다.

보면 이렇게 비행기도 보이고 활주로도 보이는데 당시 백악관 관료까지 이 영상을 공유했는데 허위정보로 밝혀졌습니다.

이보다 한 달 전에 멕시코의 공항의 영상이 있습니다.

이렇게 온라인에서 사실과 다른 설명이 붙어서 떠도는 비디오나 사진은 확산되는 속도가 빠르고요.

또 부작용도 크기 때문에 해외 팩트체크 기관에서도 중요한 검증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태화강 악어 사례를 그냥 단순한 해프닝으로만은 넘길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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