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화 기생충은 칸 영화제 최고상 이후에도 시상식이 열릴 때마다 상을 받고, 전 세계 곳곳에서 흥행도 이어가고 있죠. 영화를 만든 봉준호 감독의 솔직하고 재치있는 말도 눈길을 붙잡는데, 이번엔 미국 토크쇼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김나한 기자입니다.
[기자]
[진행자 : 칸 영화제에서 영화를 처음 상영한 후 '모두 집에 갑시다'라고 했어요. 왜죠?]
[봉준호 : 기립박수가 되게 길게 이어지는데, 저랑 배우들이 다 되게 배가 고팠어요. 저녁을 제대로 못 먹어가지고…]
미국의 심야 토크쇼에 출연한 봉준호 감독은 여유가 넘쳤습니다.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 쓰면서, 대화는 어색한 데 없이 흘러갔습니다.
[봉준호 : (영화에 대해) 되도록 말 안 하고 싶어요. 스토리를 모르고 가서 봐야 재밌거든요.]
[진행자 : 하지만 이건 토크쇼예요. 뭔가는 말해줘야 해요!]
[봉준호 : 그냥 재미있고, 무서운 영화예요.]
미국 언론은 '사상 최고의 게스트'라는 제목으로 봉 감독이 쏟아낸 입담을 칭찬했습니다.
목소리로만 청취자를 만나는 미국 라디오 방송에서도 긴장감은 없었습니다.
[통역 : 다른 인터뷰에서 쓴 말 하나도 안 하는 인터뷰하겠다네요.]
[봉준호 : 계급, 계급전쟁, 내 다음 작업 이런 것들이요.]
볼만한 한국 영화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엔 200개 정도를 이야기해주고 싶지만 김기영 감독의 하녀나 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보면 좋겠다고 소개했습니다.
칸 최고상을 받은 뒤 기생충에 대해 "광대 없는 희극, 악인 없는 비극"이라고 했던 봉 감독, 미국에서도 독특하고 신선한 말로 영화팬들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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