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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본회의 안건에 '필리버스터' 신청…국회 파행

입력 2019-11-29 17:58 수정 2019-11-29 18:52

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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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비쟁점 법안 등 200여 개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던 국회 본회의가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본회의 직전 민식이법 등 일부 법안을 제외한 모든 안건에 대해서 필리버스터, 무제한 자유토론을 신청하면서 현재 본회의 파행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오늘(29일) 본회의에선 민식이법 등 어린이 안전 강화 관련 법안과 데이터 3법, 유치원 3법 등의 통과 여부가 최대 관심이었는데요.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오늘 고 반장 발제에서는 국회 본회의 관련 진행 상황을 알아봅니다.

[기자]

다 아시겠지만 국회는 입법부입니다. 말 그대로 법을 만드는 게 주된 업무입니다. 문제는 주된 업무를 가끔 한다는 건데, 어쨌든 오늘은 여야 간에 이견이 없는 법안들을 포함해서 200여 개의 법안을 처리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법 좀 만드나 했더니 오늘도 제대로 못 만들게 생겼습니다. 한국당이 오늘 민식이 법을 제외하고 본회의에 올라 온 모든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 무제한 자유 토론을 신청한 겁니다. 대략 200건이나 되는 안건마다 각각 자유 토론을 하겠다는 건 사실상 본회의를 파행으로 끌고 가겠다는 뜻과 다름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안건 하나 당 한 시간씩만 발언을 한다고 해도 무려 200시간입니다. 필리버스터 신청 이유 오늘 통과가 유력했던 유치원 3법 처리와 또 선거법 개정안 그리고 검찰개혁 법안 등을 막기 위해서인데요. 오늘 오전만 해도 한국당 "필리버스터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오늘 유치원 3법 저지 방안 따로 생각하신 거 있으신가요?) 지금 저희가 수정안을 일단 준비하고 있습니다. (필리버스터도 거론된다고 하던데 하실 계획 있으십니까?) 아직은 뭐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회의 직전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를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심지어 안건 하나 당 4시간씩 토론을 하는 걸로 준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합니다. 200건 곱하기 4시간, 무려 800시간입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필리버스터 신청했다라고 하는데…) 네, 신청했습니다. (간단하게 취지라도 말씀…) 들어갔다가 나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금 전 긴급 기자회견도 가졌는데요, 민주당은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고 조금 전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에서 한국당 규탄 대회를 열었는데요, 이해찬 대표는 "30년 정치생활 중에 이런 정당은 처음 본다면서 더이상은 참지 않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늘 통과 예정이었던 법안들 비쟁점 법안들은 물론이고 유치원 3법 뿐만 아니라 데이터 3법 그리고 정말 겨우겨우 법사위까지 통과한 이른바 민식이법이 어린이 교통 안전 강화 법안들 모두 본회의 처리가 불투명해졌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속속 입장하는 가운데 과거사법 관련 당사자들과 피켓 시위를 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 통과 구호를 외치자 한국당 의원들 이런 말들을 내놨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 : 도대체 뭐 하는 거야. 국회의원답게 좀 해요. 좀. 아휴. 정말. 똑바로 하세요. 시끄러. 뭐 하는 거야. 탈북자 인권은 안 보입니까. 탈북자 인권.]

그렇다면 필리버스터라는 카드까지 써가면서 유치원 3법 막는 이유 뭘까요. 지난해 말이었었습니다.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강화 방안 등이 담긴 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등 유치원 3법을 두고 여야가 갈등을 빚었습니다. 격론 끝에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주도로 패스트트랙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습니다. 한국당은 반발했죠. 그리고 오늘 1년여 만에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오늘 유치원 3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많은 국민들께서 기다리시던 유치원 회계 투명성 확보 그리고 유치원 교육의 정상화와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 오늘 국회가 국민들에게 답을 해야 될 시간입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어젯밤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에서 오후 6시 전후로 유치원 3법 처리가 예상되니 모두 꼭 참석하라"는 문자메시지까지 돌렸습니다. 장관을 겸직하고 있는 의원들에게도 예외 없이 공지할 정도였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자유한국당의 비협조로 결국 신속처리 기간 330일을 다 채우고 오늘에야 본회의에 상정되었습니다. 유치원 3법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유아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법안입니다. 학부모들과 아이들이 1년을 기다린 법안인 만큼 오늘 본회의에서 이 법안을 반대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겠습니다.]

한국당은 오늘 아침만 해도 아까 들으셨듯이 수정안을 제출할 계획이었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저희 당도 유치원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적극 찬성입니다. 민주당 안은 사유재산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교육환경개선금을 인정하는 조항을 수정안으로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패스트트랙을 막기 위해서 필리버스터를 선택한 거죠. 당초 오늘 본회의 최대 관심사는 유치원 3법뿐만 아니라 민식이법 등 어린이 안전 강화를 위한 관련 법안들 그리고 데이터 3법 통과 여부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 안전 관련 법안들을 보면요. 대표적으로 민식이법, 두 가지 축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망사고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의 특정범죄가중법 개정안과 보호구역 내 과속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이른바 도로교통법 개정안입니다. 두 법안 모두 해당 상임위는 통과했지만 법사위 통과를 못해 애를 태웠는데 오늘 본회의 직전에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모두 통과됐습니다. 또 주차장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주차장법 개정안도 국토위와 법사위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 통학버스 대상을 확대하자는 태호·유찬이법 일부 내용만 해당 상임위 소위를 겨우 통과했고 통학버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법은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소현/김태호 군 어머니 (어제) : 저희가 정말로 이 태호·유찬이 사고 이전에 사고가 없었던 게 아니에요. 통학버스 그리고 이런 관련 법안도 계속 올라왔던 걸로 알거든요. 근데 제발 그거 이거 하나만은 고쳐달라 저희가 진짜 발 벗고 나서고 있는 거예요. 이렇게 협의가 안 이루어진다면 우리 아이들의 안전은 없는 거예요.]

국회 파행 소식 들어가서 전해드립니다.

우선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한국당 필리버스터 신청…국회 본회의 파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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