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일의 드레스덴 박물관이 영화처럼 도둑을 맞았습니다. '유럽의 보석상자'라고 불리던 곳이라 피해규모가 무려 1조 3000억 원을 넘습니다.
어환희 기자입니다.
[기자]
어두컴컴한 박물관에 손전등을 든 남성 두 명이 슬그머니 들어옵니다.
자리를 잡고 유리로 된 전시 케이스를 부숩니다.
독일 드레스덴 그뤼네 게뷜베 박물관 '보석의 방' 전시실에서 현지시간 25일 새벽 발생한 도난사건입니다.
이름부터 '녹색 금고'라는 뜻에 이 박물관에는 모두 10개 보석세트가 있는데 이중 18세기 보석 세 세트가 사라졌습니다.
도난 당한 보석들은 모두 독일 옛 작센 왕국으로부터 내려온 것들로 국왕과 왕족들이 착용했던 목걸이, 브로치, 지팡이 등입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 가치는 우리돈 1조 3000억 원 이상입니다.
박물관 측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마리온 아커만/독일 그뤼네 게뵐베 박물관장 : 우리가 얼마나 충격받았는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매우 귀중하고 예술·문화·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것들입니다.]
유럽 언론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도난 사건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도난 사건 전 발생한 화재로 인해 전력 공급이 끊어져 경보장치가 해제돼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 화재 자체를 범인들이 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입니다.
한편 과거 아우구스트 2세가 구입해 유명해진 41캐럿짜리 녹색 다이아몬드 펜던트, '드레스덴 그린'은 원래 이 박물관의 소장품이지만 현재는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대여 중이라 다행히 도난을 면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