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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 벗겨먹는다 생각"…트럼프 속내 폭로

입력 2019-10-30 18:47 수정 2019-10-30 19:30

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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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이야기를 다룬 신간이 미국뿐 아니고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입니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던 가이 스노드그래스가 쓴 책인데요. 매티스 장관을 수행하면서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일화를 담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관련된 부분도 상당수 포함돼 있죠.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아주 신란한 표현을 쓴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고 반장 발제에서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잊을만 하면 나오는 트럼프 행정부의 뒷이야기 폭로 신간, 또 나왔습니다. 제목은 '홀딩 더 라인' 우리말로 '소신 지키기' 정도 되겠죠.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던 가이 스노드그래스가 쓴 책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치부, 뒷이야기, 비밀 등등 다른 책 많았습니다. 나올 때마다 논란이 됐죠. 그런데 이번 책은 국내에서도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동맹과 한반도를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도 현지시간으로 29일, 어제(29일) 공개됐는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책을 급하게 구했습니다. 논란이 된 내용 먼저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음성대역) : 2017년 7월 20일에 열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첫 국방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동맹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우리 무역협정은 범죄나 마찬가지"라며 "일본과 한국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호통'을 치며 "이것은 여러 해에 걸쳐 만들어진 하나의 큰 괴물"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 독일, 한국...우리 동맹은 어느 누구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불평했다.]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한국과 독일 그리고 일본 등 동맹국에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시키고 싶다는 의사를 주변 참모들에게 자꾸 내비쳤다고 합니다. 이에 백악관과 각 부처 참모들 안되겠다 싶어서 동맹국의 중요성 브리핑을 준비했다는 거죠. 그런데 이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호통을 치면서 "한국과 독일, 일본 등 동맹이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는 겁니다. 또 이런 이야기도 했다고 하죠.

[(음성대역) :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우리를 심각하게 이용해왔다. 중국과 한국 등은 우리를 여기저기서 벗겨 먹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가 신중하게 준비한 슬라이드를 가리키며 "슬라이드를 보니 '우리 돈이 많이 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방에 있던 사람들의 (감정이)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도 느낄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준비한 브리핑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매티스 장관과 함께 브리핑을 준비했던 당시 틸러슨 국무장관 브리핑 직후 "트럼프는 멍청이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었죠. 국무부는 "장관이 대통령에게 멍청이라고 한 적이 없다"는 발표까지 해야 했습니다.

[헤더 노어트/당시 미 국무부 대변인 (현지시간 2017년 10월 4일) : 명백히 말하는데 틸러슨 장관은 '멍청이' 같은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을 언급할 때 결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틸러슨 장관은 이듬해인 2018년 3월, 경질됐습니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국방부는 2018년 초 다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주요 동맹관계에 대한 브리핑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음성대역) : 해외 주둔 미군은 이불처럼 미국의 안전을 보호해 줍니다. 실패한 거래야. 한국이 우리 군대를 주둔시키기 위해 매년 600억 달러를 지불했다면 그건 괜찮은 거래겠지만.]

600억 달러, 70조 원 정도 되는 돈입니다. 방금 들으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진심인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만, 트럼프 대통령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건 사실이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2월 12일) : 우리는 지금 당장 방어하는 데만 연간 50억달러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은 우리에게 연간 50억달러의 비용을 부담시키면서 50억달러에 상당하는 보호를 위해 약 5억달러만 지불하고 있었습니다.]

책 내용을 모두 사실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트럼프 정부의 전직 내부자 또는 내부자를 취재한 언론인들의 책이 공통적으로 다루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 관계마저 장삿속으로 여기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출간됐던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 밥 우드워드의 책 '공포' 그 책에서도 이 비슷한 내용이 소개돼 있습니다.

[(음성대역) : 트럼프는 한국과의 무역에서 180억 달러의 적자가 나는 것에 대해서도 여전히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고 그가 '지긋지긋하다'고 한 코러스(한미) 무역협정을 폐기하려고 했다. 트럼프는 맥매스터와 매티스를 불렀다. 두 사람 다 북한 위기를 고려해서 무역협정 이야기를 꺼낼 때가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말했다. "지금이 바로 그 문제를 꺼낼 때야. 그들이 보호를 원한다면 지금이 바로 우리가 그 문제를 재협상할 때지. 우리는 지렛대를 갖고 있거든."]

이 책을 보면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폐기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물론 아시는 것처럼 결국 폐기는 안 됐지만 한·미FTA는 재협상을 했죠.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 개정된 FTA에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개정 전 협정은 끔찍했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1일) : 한국과의 FTA는 우리에게 환상적인 합의입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게 됐습니다. (개정 전 한국과의 협정은) 끔찍한 거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계 인식 몇 번 전해드렸는데요. 항상 느끼지만 참 답답합니다. 책 '공포'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동맹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자 참모들이 총출동해서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꿈쩍도 안 했고 오히려 "한국과 왜 친구를 해야 하지", "우리는 무엇을 얻고 있나" 등의 말만 쏟아내고 자리를 떴다고 합니다. 자리에 남은 참모들 기분 이랬다고 하네요.

[(음성대역) :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던진 여러 질문에 격앙돼 있었다. 우리가 왜 끊임없이 이런 이야기를 해야하지? 대통령은 언제쯤 이런 것들을 알게 될까? 매티스는 특히 불쾌해하고 불안해하며 가까운 동료들에게 대통령이 '5학년이나 6학년 아이'처럼 행동한다고 말했다.]

일단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트럼프 행정부 다룬 신간 또 '논란'…트럼프 "한국이 우리 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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