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 미탁으로 4명이 숨진 부산 산사태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20일이 지난 지금도 처참했던 흔적들이 그대로 있다고 하는군요. 대개 태풍 같은 재난이 지나가면 그다음엔 언론의 관심이 덜해지는 것 같아서 오늘(23일) 구석찬 기자가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기자]
'태풍 미탁' 우면산 닮은꼴
부산 구평동 산사태 발생
일가족 3명 등 4명 사망
공장 11곳 92억원 피해
사고 현장은 여전히 처참합니다.
땅속에 있던 시커먼 석탄재가 드러날 정도로 깎이고 깎인 산비탈에선 위태롭게 중장비가 작업중입니다.
이 아래쪽에는 당시 밀려든 토사에 찌그러지고 부서진 차량도 눈에 띕니다.
3미터 넘는 벌흙이 덮친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골바람에 뿌연 먼지가 계속 휘몰아쳐 마스크를 꼭 써야합니다.
덮고 있던 지붕이 날아가버리는 바람에 없던 절벽이 생긴 곳도 있습니다.
계단이 뜯겨나가고 기둥이 뽑혀버린 건물도 부지기수입니다.
도로와 시설 전체가 엉망이 된 모습입니다.
해충이 들끓어 방역도 매일 해야 합니다.
안으로 들어와 봤습니다.
공장은 흙더미에 파묻혀 폐기물처리장보다 더 흉하게 변해버렸습니다.
30톤이 넘는 기계가 2미터 이상 밀려날만큼 충격은 엄청났습니다.
[김갑영/피해 공장 대표 : 쓰나미를 방불케 하는 펄 물이 팍 치고 내려오는 거예요. 10일이 봉급날이었는데 그것도 못 주고.]
이렇게 파묻혀 버린 공장만 11곳에 이릅니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기준에 못 미쳐 최근 특별재난지역 선정 심사에서 떨어졌습니다.
소상공인재해지원자금이 있지만 막대한 피해를 복구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업체 관계자들과 주민들은 생계가 막막하다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이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