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1일) 오전 세종정부청사 앞 도로에 돼지 30여 마리가 뛰어다녔습니다. 남은 음식물을 먹이로 주는 농민들이 돼지를 풀고 시위를 한 것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뒤로 남은 음식물을 사료로 못 쓰게 해서 생계가 어려워졌다고 호소했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방역복을 입고 구호를 외치던 사람들이 갑자기 경찰들과 뒤엉킵니다.
트럭 문이 열리면서 돼지들이 뛰어나오고 막으려는 경찰과 힘겨루기가 벌어집니다.
[너희 다 나가라. 우리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똑같다.]
도로는 금세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달아나는 돼지를 잡으러 소방관들도 경찰들도 이리 뛰고 저리 뜁니다.
오늘 오전 11시쯤, 돼지 사육 농민 150여 명이 농식품부 청사 앞에서 돼지를 풀어놓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농민 2명이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농민들은 남은 음식물, 잔반을 사료로 쓸 수 없어 생계가 어려워졌다고 호소했습니다.
사료를 대신 쓰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주영동/전국음식물사료축산연합회 사무국장 : 한 달이면 (늘어난 비용이) 1억6000(만원)이에요. 그 돈 다 어디서 났겠어요. 가족들, 친구들, 친척들한테 (빌려서…)]
정부는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해서는 잔반 이동은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살처분 보상금처럼 사육 비용이 늘어난 데 대한 지원도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대책이 나올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