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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급식대란은 막자"…학교비정규직 양보로 교섭 타결

입력 2019-10-15 09:55 수정 2019-10-15 15:17

올해 기본급 1.8% 인상 대신 교통비 산입…휴가비·정기상여는 동결
유은혜 "범정부 차원 공무직 협의체 꾸려 임금체계 등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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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본급 1.8% 인상 대신 교통비 산입…휴가비·정기상여는 동결
유은혜 "범정부 차원 공무직 협의체 꾸려 임금체계 등 마련"

"2차 급식대란은 막자"…학교비정규직 양보로 교섭 타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교육 당국이 임금교섭에 잠정 합의하면서 '2차 급식대란' 우려가 종식됐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15일 청와대 인근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국과 임금교섭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추가교섭에서 세부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다.

연대회의는 교섭 합의에 따라 17∼18일 계획했던 2차 총파업 계획을 백지화했다.

양측이 잠정 합의를 이룬 배경에는 연대회의 측의 양보가 있었다.

연대회의는 지난 4월 올해 교섭을 시작하면서 기본급 6.24% 인상을 내걸었다. 자격증이 있는 일부 직종을 제외하면 학교 비정규직 대부분이 올해 최저임금보다 적은 월평균 164만원가량의 급여를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근속수당은 월 3만2천500원에서 7천500원을 인상해 월 4만원으로 하고 연차별 가산금 신설, 명절휴가비와 정기상여금 인상 등도 요구했다.

그러나 연대회의는 최종 교섭에서 교육 당국이 애초부터 밀어붙인 기본급 1.8% 인상 안을 받아들였다.

6.24% 인상에서 5% 이상 인상으로 요구를 내렸다가 끝내는 당국의 요구를 수용했다. 아이들의 급식·돌봄에 지장을 초래할 2차 파업 만큼은 안 된다는 분위기가 연대회의 내부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에 따라 영양사와 전문상담사 등 1유형 임금을 적용받는 노동자는 기본급이 183만4천140원에서 186만7천150원, 돌봄전담사와 조리실무원 등 2유형 임금을 적용받는 노동자는 164만2천710원에서 167만2천270원으로 오른다.

내년 기본급은 1유형과 2유형 각각 202만3천원과 182만3천원으로 인상된다.

대신 양측은 교통비를 6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되 기본급에 넣기로 결정했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교통비가 기본급에 산입되면서 올해는 기본급이 약 4% 인상되고, 내년에는 약 2.8% 인상되는 셈"이라고 전했다.

막판까지 협상에 진통을 겪었던 근속수당 인상 폭과 시점은 올해와 내년 각각 1천500원과 1천원 올리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현재 3만2천500원인 근속수당을 두고 연대회의는 5천원 인상, 당국은 동결하자고 주장하며 맞서다 중간에서 접점을 찾았다.

명절휴가비와 정기상여금은 교육 당국 요구안대로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농성장을 찾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요구했다.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거나 새로 법을 제정해 법에 교육공무직을 명시해달라는 것이다.

이에 유 부총리는 "제가 법을 만들려고 했다가 어떻게 됐는지 아시지 않느냐"면서 교육공무직 법제화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난색을 보였다. 유 부총리는 2016년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가 부총리 지명 후 논란이 되자 철회했다.

유 부총리는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위원장들과 교육감들의 노력으로 임금교섭에 합의할 수 있어 감사드린다"면서도 "해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식하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임금교섭 타결을 촉구하며 이날까지 15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유 부총리는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게 범정부 차원의 공무직 관련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하겠다"면서 "이 협의체에서 공무직에 부합하는 임금체계 등을 만들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께 농성장을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노동자들이) 단식농성까지 한 후에야 임금교섭이 타결된 것에 교육감들도 책임을 느낀다"면서 "교육감들을 대표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양측은 집단교섭 대표 교육청인 광주시교육청 주관으로 다음 주 초 협약 체결식을 열 예정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0년차 기준 연 113만1천원 인상에 합의했고 내년 기본급을 사전 타결했으며, 임금·수당 수준이 더 높았던 교육청의 수준에 맞춰 상향 평준화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 노조와 협의해 교육공무직 처우를 점진적·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면서 "범정부 협의체를 통해 교육공무직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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