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 뒤섞인 '이형 블록'…역무원도 "모른다"
20년 전 폐기했는데…여전히 방치
[앵커]
오늘(15일) 흰지팡이의 날입니다.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자는 의미로 지정이 된 날인데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서 만들어진게 거리에 점자 블럭이죠. 그런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점자블럭은 선형과 점형 두 가지입니다.
색깔은 알아보기 쉽도록 노란색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사진 속 점자블럭은 모양도 색깔도 다릅니다.
지하철역 안에 수백 개가 깔려있는데 들어가보겠습니다.
동그라미 속에 점 하나가 새겨진 점자블럭은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멈추라는 뜻의 점형과 가라는 뜻의 선형 블럭과 섞여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점자블럭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역무원 : 큰 원형이 어디 있어요? 이건 나도 모르지.]
원 모양 점자블럭은 원래 환승 통로라는 뜻이었습니다.
1996년에 처음 생겼는데 점형과 선형으로 모양이 통일되면서 98년부턴 안 쓰게 됐습니다.
하지만 20년 넘게 그대로 방치된 것입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 : 어차피 교체하려면 예산이 반영되고 해야 하는데… 환승통로 위주로 돼 있었을 거예요, 기준이.]
시각장애인은 처음 접하는 점자블럭이 혼란스럽습니다.
[홍서준/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연구원 : 이게 점자블록인가, 아니면 자연석인지, 따라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바닥과 구별이 어려운 회색 점자블럭도 많습니다.
시력이 낮은 사람이 알아보기 어렵고 위급할때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규격에 맞지 않는 점자블럭을 올해 말부터 교체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