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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신차 효과…SUV, 세단 처음으로 넘었다

입력 2019-10-14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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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팰리세이드'

스포츠다목적차(SUV) 전성시대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의 SUV 판매량이 처음으로 세단을 넘어섰다. 덩치가 큰 대형부터 소형 차급까지 아우른 SUV 출시가 이어진 영향이다. 앞으로도 굵직한 신차들이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SUV 강세는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사상 첫 판매량 '역전'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SUV는 42만809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늘었다. 반면 세단은 8.7% 줄어든 47만2051대로 집계됐다.

눈길을 끄는 점은 지난달 판매량이다. 세단은 총 4만6812대 팔린 반면 SUV는 이보다 1185대 많은 4만7997대가 팔렸다. 월 판매량에서 SUV가 세단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판매량과 함께 비중도 달라지고 있다. SUV 비중은 지난해(1~9월) 35.2%에서 올해 39.1%로 늘었다. 반면 국내 승용 시장에서 세단 비중은 2010년 77.4%를 정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2014년 66.0%, 지난해 53.5%, 올해(1~9월) 42.1%까지 낮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SUV에 추월 당할 것이 확실시된다.

수출 시장에서 SUV는 2017년부터 이미 세단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수출한 승용차 가운데 SUV 물량은 138만6000대로,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인 60%에 달했다. 수출 차량 10대 중 6대꼴은 SUV인 셈이다.

세계적으로도 SUV는 강세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SUV가 세단을 앞질렀다. SUV 점유율이 47%나 됐다. 반면 세단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10년 동안 50%에서 30% 선으로 떨어졌다. 중국도 전체 승용차 판매 중 SUV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잇단 신차 출시 영향

SUV 인기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캠핑붐이 확산되고 있다. 1주일에 한 번쯤은 도시를 떠나 산과 바다로 가는 젊은 세대들의 취향과 욕구가 야외활동에 적합한 성능을 지닌 차를 찾게 만들었다.

그동안 단점으로 꼽히던 소음·진동 문제가 해결했고, 높은 시야와 넓은 공간 등 장점이 부각된 것도 SUV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런 변화와 맞물려 잇따른 신차 출시로 세단 못지 않은 촘촘한 라인업을 갖춘 것도 SUV 상승의 요인이다.

쌍용차 '티볼리'에 이어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등 소형급부터 쌍용차의 ‘G4 렉스턴’과 현대차 ‘팰리세이드’ 등 대형 차급 열기까지 가세하면서 볼륨이 더 커졌다.

기아차 '셀토스'

특히 올해는 소형 차급 SUV가 대거 쏟아졌다. 지난 7월 현대차가 '베뉴'를, 기아차가 '셀토스'를 각각 출시했다. 한 달 앞선 6월에는 쌍용차가 티볼리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베리 뉴 티볼리'를 4년 만에 내놨다.

이 중 셀토스는 지난달 6109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국산 소형 SUV 중 한 달 내수 판매가 6000대를 넘어선 건 셀토스가 처음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격한 베뉴 역시 1인가구를 집중 공략, 매달 3000대 넘게 팔리고 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인기에 영향을 받아 대형 SUV도 쏟아졌다. 한국GM 쉐보레가 미국에서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들여왔고, 기아차는 지난달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 '모하비 더 마스터'를 출시했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영업일 11일 만에 사전계약 7000대를 달성하는 등 초반 흥행몰이 중이다.

기아차 '모하비'

엔진 라인업도 기존 디젤에서 다양해지는 추세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6월 국내 유일의 액화천연가스(LPG) 중형 SUV 'QM6'를 내놨다. 현대차는 첫 하이브리드 SUV 모델 '코나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2020년형 모델이 함께 나오면서 코나는 기존 가솔린·디젤·전기차에 더해 소형 SUV 차종에서 최다 엔진 라인업으로 재무장했다.

SUV 시장의 향후 전망도 밝다.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라인업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어서다.

완성차 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기아차는 투싼·싼타페·스포티지·쏘렌토 등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SUV를 내년에 대거 투입할 방침이다.

또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내달 브랜드 첫 SUV인 GV80을 선보인다.

한국GM 쉐보레 역시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이쿼녹스 사이에 위치하는 준중형급 SUV인 트레일블레이저와 대형 SUV 트래버스 보다 큰 '타호'를 내년 중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에서 SUV 인기가 높아지며 세단 못지 않은 주행 성능과 편의사양을 갖추기 시작했다”며 "당분간 대형과 소형 SUV의 신차 효과로 전체 SUV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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