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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나뉘는 의견에도 결국 국민 뜻은 검찰 개혁"

입력 2019-10-07 18:46 수정 2019-10-08 18:50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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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문 대통령이 최근 서초동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집회에 대해서 입을 열었습니다.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고, 또 이를 국론 분열로 생각치 않는다" 이런 발언을 했는데요.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아지는 국민의 뜻은, 검찰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 문 대통령 발언, 그리고 북미 실무협상 관련 속보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제19대 대통령 취임식/2017년 5월 10일 :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

전임 대통령의 탄핵 후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일성에서 '통합'을 이야기 했습니다. 국정농단으로 인해 국민이 받은 상처를 보듬고 지지했던, 지지하지 않았던 모두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8일, 검찰청이 있는 서초동에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에 모두가 놀랐죠. 그리고 30일,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입을 열였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찰이 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공개 지시했죠. 개천절에는 광화문이었습니다.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역시나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인원이 모였는데요. 청와대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서초동 집회가 있었고요. 오늘, 3주 만에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 최근 표출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습니다.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문 대통령은 특히 "대의 정치가 민의를 반영하지 못할 때, 국민들이 직접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직접 목소리를 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도 했는데요. 다만 지나친 정쟁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 정치적 의견의 차이가 활발한 토론 차원을 넘어서서 깊은 대립의 골로 빠져들거나 모든 정치가 그에 매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문제를 절차에 따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조국 장관에 대한 언급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한번 더 강조했죠. "검찰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국민 목소리에 정부와 국회 모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국회는 공수처법과 수사권조정법안 처리를, 법무부와 검찰은 법 개정 외 부분에 속도를 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 법무부와 검찰도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는 한편, 법 개정안 없이 할 수 있는 개혁에 대해서는 속도를 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검찰개혁에 있어서 법무부와 검찰은 각자 역할이 다를 수는 있지만 크게 보면 한 몸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주실 것을 특별히 당부합니다. ]

이번에는 주제를 바꿔서 주말 간 열린 북미 실무협상 소식을 다뤄보겠습니다. 시곗바늘을 좀 돌려보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간의 실무협상이 우리 시간으로 어제 새벽 결렬됐습니다. 비핵화와 그에 대한 보상, 어느 것을 먼저 할지 생각이 달랐던 양측이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죠. '하노이 노딜' 후로 벌써 7개월. 돌파구를 찾는 듯 했던 북·미 관계는 또다시 안갯속입니다.

[김명길/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현지시간 지난 5일) : 협상은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되었습니다. 나는 이에 대해서 매우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미국 측에 어떤 계산법이 필요한가를 명백히 설명하고 시간도 충분히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수석대표인 김명길 대사는 "핵 억제력을 포기해야 생존권과 발전권이 보장된다는 주장은 말 앞에 수레를 놓아야 한다는 소리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습니다. ICBM 시험발사를 할지 말지도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있다며 모든 책임을 미국에 돌렸는데요.

미국 측의 비건 대표는 김 대사가 협상장을 떠난 뒤, 피곤한 듯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후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찾아 관계자들끼리 저녁을 먹기도 했고요. 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관계자들 모두 말을 아꼈습니다. 대신 워싱턴에서 국무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이 나왔죠. 우선 "북한의 논평이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협상의 내용과 정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갔고, 북한 협상팀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진전을 이룰 새로운 구상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2주 후 다시 회담을 진행하자는 입장인데요. 북측은 말 그대로 콧방귀를 끼고 있습니다. 김 대사는 북한으로 돌아가는 길목인 베이징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났는데요. "판문점 회동 이후 백일이 되도록 셈법이 없는데, 2주 동안에 만들어 낼 것 같습니까?" 라고 되려 반문했습니다. 결렬 직후 브리핑 때 보다 더 거친 표현도 나왔습니다.

[김명길/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 앞으로 회담이 진행되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미국 측에 달려있고, 또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두고 봅시다. (다시 회담 장소에 나오실 의욕이 있으십니까?) 미국 측에 물어보십시오. 우리로서는 이번 회담에 대해서 매우 역스럽게 생각을 합니다. ('역스럽다'는게 무슨 뜻이죠?) 사전을 찾아보십시오.]

'역스럽다'는 '역겹다'라는 뜻의 북한 단어입니다. 이번 회담에 실망감이 상당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단어죠. 반면 또 일각에선 의도된 결렬과 의도된 비난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협상의 판을 깰 생각은 없는 북한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등판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다는 거죠.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JTBC '뉴스룸'/어제) : 협상이 끝나고 30분 후에 대사관에 도착해서 바로 준비된 성명서를 읽었다. 그렇다면 점심때 이미 적절하게 기회를 봐서 이 판은 결렬 형식으로 보고 돌아오라 하는 지시가 평양에서부터 내려오지 않았는가… ]

워싱턴 포스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논지에서 비슷한 해석을 내렸습니다. "협상 결렬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외교술의 위험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거래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실무협상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월스트릿저널은 더 많은 무기 실험 가능성을 우려했는데요. "화가 난 북한에게 더 많은 무기 시험을 할 정당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이러한 신경전을 펼칠 경우 북·미 대화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협상의 주인공인 트럼프 대통령. 아직까지 실무회담 결렬에 대해 가타부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추가 내부고발까지 나오면서 탄핵 위기에 몰린터라, 여유가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문 대통령 "깊은 대립의 골 빠져선 안 돼…검찰개혁 속도내야" > 로 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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