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지난 25일에서 26일 사이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5살 의붓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계부 A씨에 대해 어제(29일) 법원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A씨는 지난 2017년에도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는데요. 집행유예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같은 범행을 또 저지른 것입니다. A씨, 어제 영장심사를 받기 전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숨진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A씨/계부 (어제) : (아들이 죽을 거라고 생각 못 하셨습니까?) … (아들은 보육원에서 왜 데려오신 거죠?) … (다른 아이들은 안 때리셨나요?) … (유독 왜 첫째 아이한테만 폭행하셨나요?) … (왜 아들한테 할 말 없으시나요, 숨진 아이에게?) … (미안하다는 생각 안 드세요?) … (아이들한테 미안하지 않으세요?) …]
사건의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지난 26일 밤 5살 의붓아들은 계부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습니다. A씨는 긴급체포 됐는데요.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아들의 손과 발을 케이블 줄로 묶은 뒤 목검으로 마구 폭행했다고 합니다. 이웃주민들은 A씨가 두 아이를 데리고 다닌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고 친딸인 막내만 아꼈다고 말합니다.
[이웃 주민 (지난 28일) : 근데 그 거친 사람들하고 있으면 굉장히 착하다네. 조용조용하고 덤비지 않고 착하다네. 근데 좀 나이 있고 힘 약하고 그런 사람들하고는 막 쌍욕이 나가고 막… 위에 두 아들은 데리고 나오지도… 그러니까 그 얘기가 그 얘기라니까. 개는 예뻐 가지고 산책을 시켜줬는데 그 애들 둘(의붓아들들)은 산책조차 시키지 않은 거야. 갓난쟁이만 유모차에 끌고 개 이렇게 끌고 다녔거든. 다른 애들은 보지를 못 했으니까.]
심지어 계부는 SNS에 살인사건을 다룬 영상물을 대거 올렸다고 하는데요. 잔인한 해외살인 사건을 다룬 유튜버의 영상을 공유하는가 하면 국내 살인사건 관련 영상도 공유했습니다. 이런 영상물을 반복해서 보면서 폭력 등에 무더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A씨가 2017년에도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고 전해드렸는데요.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며 뉘우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피해 아동들의 모친이 피고인과의 가정생활 유지를 원하며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이후 두 의붓아들은 보육원에서 생활했는데요. 해당 보육원의 한 수녀는 의붓아들이 입소당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세를 보이고 신체 발달도 또래에 비해 뒤떨어졌지만 보육원 생활에 잘 적응했다"고 기억했습니다. "수녀님 나 사랑해요? 난 수녀님 사랑해요" 하면서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아이였다"고 회상했는데요. 보육원에 계부가 찾아와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보호기간 1년이 지난 후 집으로 되돌아간 의붓아들은 참혹한 죽음을 맞았던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법원이 가해자 처벌로만 끝내고 이후에는 민간기관에 책임을 넘기는 구조에서는 이런 문제가 또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JTBC '아침&') : 외국의 경우에는 그런 의사결정을 할 때 법원이 꼭 개입을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의 경우에는 지금 법원은 가해자에 대한 아동학대 행위자에 대한 처벌만 하고 문제는 피해 아동에 대한 의사결정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해야 되는데 문제는 아이는 보육원에 있는 상태죠.]
경찰은 A씨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집으로 데리고 간 것인지에 대해서도 경위를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 아동보호에 대한 국가기관의 개입 문제 등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