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쓰레기더미에 둘러싸인 채 강아지 20마리와 함께 수십 년을 살아온 할머니가 있습니다. 좀처럼 살던 곳을 떠나려 하지 않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자체가 설득하고 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쳐 할머니의 새 보금자리도 만들고 강아지도 보호센터로 보냈습니다.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중구에 있는 한 가정집입니다.
곳곳에 쓰레기와 물건들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습니다.
83살 유모 할머니와 기초수급자인 아들은 이달 초까지 이곳에서 개 20여 마리와 함께 살았습니다.
얼마전까지 할머니와 아들이 살았던 방입니다.
음식물과 그릇들이 뒤섞여 있고, 먼지가 쌓인 전선 밑에는 사람 한 명이 겨우 앉을 정도의 공간만 있습니다.
악취와 소음에 이웃들 민원도 많았습니다.
[A씨/이웃 주민 : 소리가 자꾸… 하나가 짖으면 10마리가 다 짖는 거야. (개들이) 가다가 느닷없이 무는 거야.]
중구청은 할머니를 설득해 개들을 보호센터로 보내고 바로 옆에 새 주거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주민 모두가 힘을 보탰습니다.
재건축조합이 제공한 빈 방을 지역봉사단체가 나서 새로 꾸민 것입니다.
[유영필/다산동 주민센터 생활복지팀 계장 : (그동안) 할머님이 강아지 문제 때문에 떠나려고 하질 않았던 거죠. (하지만) 할머님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마침 빈방이 있어 갖고 이쪽으로 자리를…]
인근 요양시설에서 임시 보호중인 할머니는 조만간 새방에 입주합니다.
중구청은 할머니와 아들의 생계 방안을 찾는 등 추가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