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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WTO서 1:1 대화 거부…"직면할 용기 없는 것"

입력 2019-07-25 19:13 수정 2019-07-25 22:52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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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어젯(24일)밤 한·일 양국이 WTO 일반이사회에서 맞붙었습니다. 우리 대표단은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일본에 고위급 1:1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는데요. 일 측은 구체적인 사유도 대지 않고 회피했습니다. 앞서도 저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국제사회에서도 일본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는 일본 수출규제 관련 속보 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우리시간 어제 저녁, 스위스 제네바에서 WTO 일반이사회 이틀째 회의가 열렸습니다.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 조치가 11번째 안건으로 다뤄졌는데요. 우리정부의 수석대표인 김승호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약 10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일본의 조치가 왜 부당한지, 왜 WTO 규범 위반인지를 조목조목 짚어냈습니다. 특히 명백히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외교적 보복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습니다.

[김승호/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현지시간 지난 24일) : 과거에는 무역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하지만 WTO 회원국들은 정치적 목적으로 무역을 중단하는 행위가 대개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본 조치는 WTO의 '존재의 이유'를 위협하는 것이고 또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도 소개한 바 있지만, 김 대표 후쿠시마 수산물 WTO 분쟁에서 우리나라에 역전승을 안겨준 주역입니다.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서 김 대표를 전격 발탁한 것이고요. 일본도 이를 의식한 듯 외무성의 야마가미 신고 경제국장을 파견했습니다.

[야마가미 신고/일본 외무성 경제국장 (현지시간 지난 24일) : 양국 간 수출통제기관 사이에 대화가 부족한 것이 분명합니다. 아마도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대화가 부족하다. 그런데요. 신고 국장은 회의 현장에서 공개적으로 나온 김 대표의 1대1 면담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그럴듯한 이유도 대지 않고 대화를 피한 것인데요. 이럴 것이면 뭣하러 제네바까지 온 것인지. 김 대표는 "일본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승호/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현지시간 지난 24일) : (일본의) 모든 대응은 일관성이 있습니다. 무시하거나 분개하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 저의 발표가 끝날 무렵, 일본 측 신고 경제국장에게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일본 측의 거절은 자신감이 없거나, 아니면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 직면할 용기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결과적으로는 전세계 164개국 대표 앞에서 대화 자체를 거부할 정도로 명분이 없다는 것을 부각한 셈이 됐습니다. 이후 일본 측에서는 신고 국장이 마이크를 잡지 않고, 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대표부 대사가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 조치이고, WTO에서 거론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기존 주장의 반복이었습니다.

[이하라 준이치/주제네바대표부 일본 대사 (현지시간 지난 24일) : 일본의 조치는 수출입 금지도 아니고, 어떤 무역 관련 사안에도 역행하는 조치가 아닙니다. 단지 수출통제에 근거해 취한 조치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 문제가 WTO에서 논의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이 회의에서 구속력이 있는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WTO 정식 제소를 앞두고 지지와 명분을 확보하는 자리는 될 수 있었습니다. WTO 이사회 의장은 "한·일 양국이 우호적인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고요. 다만 중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을 포함해 다른 회원국들의 발언은 아쉽게도 없었습니다.

대신 여러 갈래로 국제사회의 비판 목소리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가 '일본, 한국에서 물러서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가 아니다'라는 칼럼을 실었습니다. "일본이 '위험하고 파괴적인 보복'을 하고 있다"면서 "전세계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특히 5G 산업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비판했습니다.

지금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에 가있죠. 업계 인사들을 만나서 이번 조치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타격을 집중적으로 설명 중입니다. 당장 반도체만 해도, 아이폰 등 전세계 최대 35억대 제품이 차질을 빚는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유명희/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현지시간 지난 23일) : 반도체를 쓰는 모든 그 제품들에까지 연결될 수 있는 그런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경제 통상 분야에 있어서의 구체적인 자료와 사례와 이런 걸 통해서 관련된 인사들에게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요. 도쿄 올림픽 위원회가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시하면서 또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성화 봉송 경로를 소개하는 지도에서 서북쪽 끝에 작은 점이 하나 보이죠. 이름을 써놓지는 않았지만 위치상 독도입니다. 우리 정부가 "바로잡아 달라"고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답변을 해왔습니다.

기억 나실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평창올림픽 때 한반도기에 그려진 독도를 두고 일본이 올림픽 정신에 반한다며 항의를 했고, 결국 우리가 삭제를 해준 바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 식탁 위 음식까지 항의했었습니다.

[신혜원/청와대 반장 (2018년 4월 25일) : 메뉴들을 보면 다 남북 교류의 의미 있는 그런 것들이었잖아요. 그중에 만찬 메뉴 중에 디저트가 있는데 그 위에 독도가 그려진 저 한반도기 장식을 얹었거든요, 이걸 두고 일본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런 입장을 밝힌 겁니다. (아예 일본 정부 차원에서 공식 항의를 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국장이 '저 한반도기 장식을 쓰지 말아 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아니 뭐 남의 집 잔치에 꼬투리 잡을 일은 전혀 아닌 것 같은데요
저는 이걸 보니까 문득…!
또 이상한 얘기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이럴 때 쓰는 말이 그거 있지 않아요?
'겐세이' 놓지 말라!
'겐세이' 놓지 마라 데스네~
아~ 정말 최 반장을 어떡하지…

그래도 속은 시원합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일본, WTO서 1대1 대화 거부…"직면할 용기 없는 것"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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