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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도 않은 초과근무를?..."1천만원 수당" 내부 고발 취재기

입력 2019-07-25 15:53 수정 2019-09-25 14:19

뉴스 보여주는 기자, '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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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보여주는 기자, '뉴스보기'


[앵커]

JTBC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뉴스와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 보여주는 기자 '뉴스 보기' 코너 입니다. 오늘(25일)은 기동이슈팀 이상엽 기자가 나왔습니다. 이 기자 어서오세요. 지금 화면이 보일텐데요. 경찰서 내부 모습인 것 같습니다. 화면에 나오는 내용이 어떤 내용인지부터 설명해주실까요?

[기자]

파출소 내부 CCTV입니다.

화면 오른쪽 밑을 보시면, 오후 4시 56분쯤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파출소 밖을 나서는 사람은 파출소장, 계급은 경감입니다.

[앵커]

계급은 경감인 파출소장이죠. 여기는 지구대는 아니고 파출소로 분류된 곳이군요. 며칠 전 이상엽 기자가 한 경찰공무원이 초과근무 수당을 빼돌려서 내부 감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을 단독으로 취재했는데, 좀 더 추가된 소식이있다고요?

[기자]

이번에는 다른 화면 보시겠습니다. 

밤 10시 30분쯤인데, 사복으로 갈아입은 경찰관이 파출소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입니다.

파출소장과 함께 근무하는 순경입니다.

[앵커]

같은 파출소에 근무하는 이 순경은 왜 다시 들어온 것인가요?

[기자]

궁금했습니다.

경찰 내부 보안시스템에 파출소장의 초과근무를 입력하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제가 확보한 '초과근무 확인 대장'을 보면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1년 6개월 동안 대신 초과근무를 입력한 사실이 확인됩니다.

[앵커]

그런데 조금 의아한 것이, 초과근무를 대신 입력해도 되는 것인가요? 사실 본인이 알아서 추가근무 수당을 신청해야하는 것이 정상이잖아요.

[기자]

네, 본인이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기사에 다 쓸 수 없었던 내용이 하나 있는데요.

정말 단 한번도 파출소장이 본인의 초과근무를 직접 쓴 적이 없는지, 궁금해서 직접 물어봤습니다.

[앵커]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처음에 제가 CCTV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순경이 대신 초과근무를 입력한 것으로 아는데 이것이 맞느냐 물었더니, 아니라는 것입니다.

밤늦게까지 일할 때는 본인이 직접 파출소 안에 들어가서 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실은 CCTV가 있다, 파출소 내부 곳곳을 찍는 CCTV인데, 여기에 어디에도 소장님 모습은 없다,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말을 바꿨습니다.

순경은 행정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본인이 시킨 것이 맞다,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앵커]

아 그렇다면 본인은 외근을 하는 동안에 행정하는 순경이 소장에 대한 근무시간을 입력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군요. 그럼 이상엽 기자가 처음 보도한 내용을 보면요, 이 사건에 대한 실체를 들여다보는데 좀 더 자세히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면보고 다시 대화 이어가죠.

+++

화면 속 A 경감은 최근 경기북부경찰청의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도 않은 초과근무를 신청해 1년 6개월 동안 1000만 원으로 추정되는 수당을 챙겨왔다는 의혹이 경찰 내부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JTBC 취재진이 최근 두 달치 CCTV 와 '초과근무 확인 대장'을 비교해본 결과, 퇴근 시간과 초과근무로 기록된 시간이 다른 날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이에 대해 A 경감은 파출소를 나선 뒤에도 근무했고, 직접 시스템에 초과근무를 입력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당사자와 파출소 경찰관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

[앵커]

잘 봤습니다. 아, 그런데 이 사실을 밝힌 사람이 내부자라고 들었습니다. 이 사람도 경찰인 것입니까?

[기자]

네,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순경입니다.

지난 주말 제가 직접 만나서 어렵게 인터뷰를 했습니다.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C순경 : 컴퓨터에 로그인해서 자기 아이디로 보안 점검이라는 내역이 있어요. 그것만 하면 몇 시에 했는지 기록이 남으니까. '이 시간까지 근무는 했네'… 월급 내역서에서 왜 금액이 이렇게 적냐, 초과근무 수당이. 더 올려야 하는 거 아니냐. 내가 아침마다 일찍 나오고 그러면 네가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지시가 내려지죠. 일을 하든, 안 하든 간에 어떡해서든 조직적으로 눈만 감아준다면 찍어갈 수 있는 방법은 많잖아요.]

[앵커]

내부제보자가 한 말 중에 보면요. 눈만 감아준다면 찍어갈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요?

[기자]

아마 일부 조직의 이야기일 것 같은데, 초과근무라는 것이 사실 위에 증빙자료를 내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무언가 입력을 하고 제출을 하면 그것이 다시 증빙할 수 있는 부분들을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그렇게 한다. 관행이다 그런 뜻입니다.

[앵커]

내부제보자는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바로잡기 위해 직접 밝힌 것이라고 보이는데, 여기서 또 궁금한 게 있습니다. 그럼 이 파출소장이 이런 식으로 초과근무 수당을 받은 것이 대략 얼마나 됩니까?

[기자]

경찰공무원은 계급과 호봉에 따라 초과근무 수당이 조금씩 다른데, 경찰공무원은 계급과 호봉에 따라 초과근무시간이 다릅니다.

하루 4시간 그리고 월 67시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경감 계급의 경우 약 시간당 1만 2000원 정도입니다. 

저와 만난 순경에 따르면, 1년 6개월 동안 파출소장이 가져간 초과근무 수당은 약 1000만 원가량이 넘는다고 합니다.

[앵커]

월로 따지면 월 60만원 정도 되는 건데. 이상엽 기자, 보도 이후로 경찰 내부에서 감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이 있네요?

[기자]

사실은 보도와 동시에 내부 순경이 감찰팀에 조사해달라 문제제기를 했고, 보도 이후에 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해당 파출소는 경기북부청 관할입니다.

일단 북부청 감찰팀에서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지금은 파출소장과 순경, 내부 고발자까지 모두 조사에 들어간 단계인데, 경찰은 두 달치 CCTV와 초과근무 대장까지 입수해서 직접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실태가 비단 해당 파출소에만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전국적으로 암암리에 이루어진 것인가요?

[기자]

아마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일단은 JTBC 보도 이후에 초과근무 신청사유에 대해서 면밀하게 따져보라고 아래 청에 지시한 상태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나중에 수사 결과가 폭넓게 이런 실태가 만연되어 있는지도 봐야되겠군요.

+++

[반론보도문]
 
경기북부지방경찰청 포천경찰서 한 파출소장(경감)의 가짜 초과근무 수당 내부 고발 보도에 대하여 당사자인 A경감이 다음과 같이 반박했기에 이를 게재합니다.
 
(1) A경감은 1년 6개월 동안 파출소장으로 근무하면서 허위로 초과근무수당을 수령한 사실이 없고, 위 기간 동안 수령한 초과근무 수당 합계 약 10,000,000원은 실제로 초과근무를 하여 정당하게 수령한 것이다.
 
(2) 초과근무대장에 기록된 퇴근시간은 A경감이 파출소를 나간 시간과는 다르지만 대민 접촉 등 대외업무를 마친 실제 퇴근시간과 일치하는 것이다.
 
(3) 지난 7월 1일 오후 6시 8분 A경감이 퇴근하고 4시간쯤 뒤 B순경이 대신 근무를 기록하였으나, 이는 B순경이 착오로 기록한 것으로 나중에 수정되었던 것이어서 A경감은 이날의 초과근무수당을 신청하지 않았다.
 
(4) A경감은 퇴근 후에도 기관장 모임 참석 등 초과근무를 실제로 하였기 때문에 정당하게 퇴근 후 초과근무를 기록한 것이다.
 
(5) A경감은 초과근무수당 행정담당자에게 "월급 내역서에서 왜 금액이 이렇게 적냐, 초과근무 수당이. 더 올려야 하는 거 아니냐. 내가 아침마다 일찍 나오고 그러면 네가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식으로 지시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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