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칫하다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모호한 내용을 중심으로 하나씩 정리를 해봤습니다.
기동이슈팀 조보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우선, 법이 어떻게 바뀌는 것인지 설명해주실까요?
[기자]
그동안에는 괴롭히는 행위에 따라 관련 법이 다 달랐습니다.
이것을 '근로기준법'으로 묶어서 '직장 내 괴롭힘'이 무엇인지를 규정하고 이를 금지하자는 것입니다.
상시 근로자 10명이 넘는 사업장은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방안과 징계 방법 등을 담아야 합니다.
괴롭힘 피해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면 형사 처벌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뭐가 괴롭힘인지 아닌지는 사실은 사람에 따라서 좀 주관적인 문제일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분명하게 정해지는 것입니까?
[기자]
일단은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을 해야 합니다.
첫째, 지위 또는 관계 같은 우위를 이용한 경우.
둘째,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를 시킨 경우.
또 마지막으로 이로 인해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또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경우여야 합니다.
[앵커]
저게 첫 번째 우위를 이용한다라고 하면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하는 경우만 해당이 됩니까?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직급뿐 아니라 사실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관계에 적용이 되는 겁니다.
직급 차이가 없어도 감사나 인사부서처럼 영향력이 큰 경우가 있습니다.
또 나이나 성별처럼 개인적인 요소도 고려됩니다.
동료나 심지어 후배도 괴롭힘의 가해자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예를 들어서 당사자는 싫은데 상사가 오늘 퇴근하고 술 한잔 하자 이렇게 제안하는 것만으로도 그러면 혹시 괴롭힘이 될 수 있습니까?
[기자]
그 제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또 응하지 않았을 경우에 불이익을 준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선배가 후배에게 김 대리, 퇴근하고 가볍게 한잔 하지? 이렇게 제안만 했다면 괴롭힘으로 보기가 어렵겠죠.
그런데 거절했다는 이유로 사유서를 쓰라고 하거나 또 불이익을 준다고 하면 괴롭힘이 될 수 있는 겁니다.
또 회사 대표가 술자리에서 폭음을 강요해도 괴롭힘이 됩니다.
사발에 술을 섞고 원샷을 시킨다거나 또 개인 사정과 관계 없이 계속해서 술 먹을 것을 강요한다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리고 퇴근을 하고 나서 업무지시를 하는 것도 늘 논란이었잖아요. 이것도 새로운 규정에 들어 있습니까?
[기자]
어떤 내용인지 또 얼마나 자주인지가 중요합니다.
또 카톡 내용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섰는지도 봐야 합니다.
심야나 주말에 시도때도 없이 일방적으로 상사가 카톡을 하고 대답을 요구하는 행위는 괴롭힘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상사가 주말이나 퇴근 이후에 단체 채팅방에 술에 취해서 하소연하는 글을 계속 올리고 답을 강요한 행위 이 역시 괴롭힘이라고 봤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해서 괴롭힘으로 결론이 나면 그 가해자는 처벌을 받습니까?
[기자]
아쉽게도 이번 법에 가해자에 대한 처벌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회사에 신고를 하면 회사가 신고를 받는 즉시에 사실조사에 들어가야 합니다.
또 이에 상응하는 조치도 취해야 합니다.
물론 폭행이나 성폭력 등은 다른 법률에 따라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