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불 특수진화대. 산림청 소속으로 겨울과 봄철에만 반짝 고용되는 계약직, 일당 십만원. 그러나 산불이 나면 가장 먼저 투입되고, 소방차도 없이 헬기 지원도 없이 호스 하나로 1차 저지선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백민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재와 먼지가 일어납니다.
흙속에 숨은 불씨를 찾는 것입니다.
[양승현/양양국유림관리소 산불특수진화대 조장 : (물이 15~20m 날아가는데) 10m도 못 뚫고 가는 게 이번 바람이었습니다.]
지난 4일 강원도에서 대형 산불이 일어나자 가장 먼저 투입된 산림청 산불특수진화대원들입니다.
바람을 타고 무서운 속도로 오르내리는 산불.
소방차는 갈 수 없고, 그나마 헬기도 뜰 수 없는 밤 산불에는 이들이 1차 저지선입니다.
250m의 호스를 중간 급수대로 이어붙이며 소방차가 닿지 않는 산 속에서 사투를 벌입니다.
하지만 최일선에 보급된 장비는 낡고 부족합니다.
[양승현/양양국유림관리소 산불특수진화대 조장 : 잘라내고 잘라내고 하다 보니까 250m 정도 되는 게 계속 짧아질 수가 있고…이런 호스를 쓰다 보면 터져요.]
산림청은 2016년 산불을 전담하는 특수진화대를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산불이 많은 2월에서 5월, 11월부터 1월까지만 반짝 고용되는 계약직 신분입니다.
일당은 10만 원.
그나마 비 오는 날에는 없습니다.
이번 산불에도 153명이 투입됐습니다.
앳된 얼굴과 손에는 검댕이 묻었습니다.
삽을 어깨에 기댄 채 전투식량으로 배를 채우고, 흙바닥에서 잠깐 눈을 붙입니다.
전역까지 미루고 산불 현장으로 달려온 육군 23사단 장병들입니다.
불에 타 흙먼지 날리는 능선, 무너진 집터,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도 끝까지 남아 숨은 불꽃을 찾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