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 현직 판사가 처음으로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임 전 차장이 지시한 내용을 그대로 문서로 만들어 "납품했다"면서 당시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공다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 나온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여러 문건을 썼다고 증언했습니다.
우선 2014년 12월,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을 검토해 작성한 보고서를 예로 들었습니다.
임 전 차장이 자신의 생각을 말해 주면 그 내용을 그대로 문서로 만들어 임 전 차장에게 납품하는 형식이었다는 것입니다.
또 당시 대법원의 최대 현안이던 '상고 법원' 추진을 위해 전교조 사건을 재판 거래의 대상으로 삼으려했던 정황도 진술했습니다.
임 전 차장이 상고법원, 재외 공관, 법관 증원 등 대법원이 청와대에 요구할 사안을 불러줬고 정 부장판사는 이를 업무 일지에 직접 적었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이런 보고서를 쓰면서 상당한 부담을 느꼈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에 근무했던 성창호 부장판사로부터 여러번 대법원장의 의중을 전달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임 전 차장 측은 해당 보고서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법원의 여러 대처 방안을 검토했을 뿐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