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Hello, 헬스]잘 먹어야 이긴다…암환자의 삼시세끼

입력 2019-01-01 07:0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암환자에게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항암 치료 중에는 단백질 섭취가, 끝난 후에는 균형 잡힌 식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닥터키친 제공


“어떻게 먹어야 하나요” “보신탕은 먹어도 되나요” 암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먹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잘 먹어야 암을 이긴다며 가능한 한 직접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항암 치료 중에는 양질의 단백질 보충이 중요하고, 끝난 후에는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2019년 기해년 새해를 맞아 환자 식이요법 전문기업 닥터키친과 고대구로병원 영양팀의 도움을 받아 암 환자의 삼시 세끼에 대해 살펴봤다.

항암 치료 시엔 단백질 섭취 중요…끝난 후엔 균형 잡힌 식단으로
암 환자의 식사는 항암 치료 중과 후가 다르다. 항암 치료 단계라면 치료를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고 치료로 손상된 정상세포의 회복을 위해 잘 먹어야 한다.

특히 항암 치료 시 백혈구 파괴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충분한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고기류·생선·계란·두부·콩·해물류 등이 있다.

고기는 암 발병과 재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먹지 않는 환자들도 있지만 육류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빈혈 예방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챙겨먹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적색육보다 백색육을 선택하고, 지방이 적은 부위를 고르고, 직화구이보다는 찜 등으로 요리법을 바꿔 먹는 것이 좋다.

고대구로병원 영양팀 김민영 주임 영양사는 "입맛이 써 고기를 잘 못 먹을 경우, 과일 주스나 과일 갈은 것으로 조리하면 고기 냄새를 없애 먹기가 좋아진다"며 "마늘·양파·고추장·카레 등을 사용하면 고기의 누린내를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주임 영양사는 "그래도 고기 먹는 것이 힘들면 생선(생선전·생선조림·어묵 등)과 계란, 콩·두부 등으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고 했다.

항암 치료 시에는 면역 기능 저하로 날것·생채소·생과일처럼 열처리를 하지 않은 식재료는 피하고 가열해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물성 화학물질인 파이토케미컬은 항암 활성과 생채 방어력을 높여줘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다양한 색감의 채소·과일 등을 넣고 요리하면 암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항암 치료가 끝난 후 추적 관찰 단계라면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해야 한다. 표준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열량과 단백질을 섭취하고 파이토케미컬과 미량영양소가 풍부한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매일 챙겨먹는 것이 중요하다. 미량영양소란 우리 몸 안에는 아주 적게 있지만 생명유지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비타민과 무기질을 말한다.

항암 치료 후에는 암종에 따라 식이요법을 신경써야 한다. 유방암은 비만과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복수의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따라서 적절한 체중관리가 중요하다. 위암은 짠 음식과 연관이 있어 싱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또 위절제 환자라면 회복했더라도 과식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대장암은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를 하고, 비만일 경우 체중관리가 필요하다. 간암은 간에 부담을 주는 민간요법을 주의하고, 농축된 형태의 식품을 먹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

환자 식이요법 전문기업인 닥터키친이 제시한 암환자 삼시세끼 메뉴. 아침에는 하얀닭개장, 점심에는 가자미시금치카레, 저녁엔 모든채소된장오리찜을 균형잡힌 하루 식단으로 제안했다. 닥터키친 제공

실제 삼시세끼 메뉴는
그렇다면 이같은 내용이 반영된 암 환자의 삼시 세끼는 무엇일까. 닥터키친은 일간스포츠의 의뢰에 하얀닭개장(아침)·가자미시금치카레(점심)·모든채소된장오리찜(저녁)을 제시했다.

하얀닭개장은 가볍게 아침식사로 할 수 있는 담백한 국요리다. 소고기·고추기름이 들어간 일반적인 육개장 대신 백색육인 닭고기와 갖은 채소 본연의 맛을 우려내서 맛이 깔끔하고 담백하다.

가자미시금치카레은 점심에 간단하게 한그릇 요리로 먹을 수 있는 카레다. 미량영양소가 풍부한 색감채소와 생선 비린내 때문에 못 먹는 환자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담백한 가자미살로 만든 요리다.

모듬채소된장오리찜은 든든한 저녁 한끼로 충분한 찜요리다. 찜요리는 볶음이나 튀김요리에 비해 담백하고 식후에도 속이 편안하다. 백색육인 오리고기와 오리의 잡내를 잡아줄 된장으로 양념한 후 다양한 채소와 함께 쪄내면 된다.

닥터키친 최태형 이사는 "세 메뉴의 구성은 식재료와 조리법을 고려해 다양한 구성으로 묶은 하루 식단"이라며 "국류·볶음류·찜류 등으로 구분해 다양한 조리법의 음식을 하루에 먹을 수 있고, 식품군도 다양해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보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맛 없을 땐 좋아하는 음식을…가공육은 피해야
항암 치료를 하다보면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그 중에 식욕부진이나 식욕감퇴와 같은 부작용은 체력적으로도 힘든 항암 치료를 더욱 힘들게 한다.

따라서 영양소가 골고루 담기면서도 식욕을 당기는 균형잡힌 식단, 거부감이 없이 잘 먹을 수 있는 식단이 중요하다. 다양한 색상의 채소에는 파이토케미컬(미량영양소)가 골고루 담겨 있으며 식욕을 자극한다. 단 감염 위험성을 고려해 재료는 잘 익혀서 먹는 것을 좋다.

김 주임 영양사는 "항암 치료로 식욕부진이 올 경우, 식사시간에 얽매이지 말고 기분이 좋을 때나 공복감이 생길 때마다 식사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식욕부진이 심하면 좋아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음식에 간이 안돼 먹기 어려운 경우에는 과하지 않게 나트륨을 써서 충분히 식사하는 것이 싱거워서 먹지 못하는 것보다 낫다. 항암 치료 기간에는 나트륨의 조절보다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의 확보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암 치료가 끝난 후 일상 관리를 하는 단계라면 나트륨 조절이 중요하다. 국·탕·찌개류처럼 국물 요리보다 찜·볶음 등과 같은 메뉴가 입에서 짠 맛은 비슷하게 느끼더라도 나트륨 섭취량이 더 낮을 수 있다.

암 환자가 조심해야 할 음식으로는 가공육이 꼽힌다. 가공육은 보존 기간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방법을 사용하는데, 연기를 통해 제품을 훈연하는 훈제 조리 방식은 암 환자가 조심해야 한다. 훈제오리·훈제연어·베이컨·소시지 등의 제품은 가급적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암 환자가 먹는 것과 관련해 가장 흔히 하는 오해는 특정 식재료가 암을 치료하고 재발을 방지한다고 믿는다는 점이다.

최태형 이사는 "많은 암 환자들과 식이요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식이요법에 왕도가 있다'고 믿는다. 보약이든, 영양제든, 특정 식재료이든, 하나만 열심히, 많이 먹으면 식이요법이 된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하지만 절대 식이요법에 '지름길'이나 '쪽집게 과외'는 없다"며 "매 끼니 치우침 없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영양소에 조금 더 신경써서 먹는 것이 식이요법의 정도이자 정답이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tbc.co.kr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