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회사 근무지에 출근도 하지 않고 시간외 수당을 매달 수억원씩 챙겨 온 공기업 직원들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국내 발전소 설비 안전을 담당하는 한전KPS 직원들 얘기인데요. 돈도 돈이지만, 안전점검은 제대로 이뤄졌는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병현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 영광의 한빛원자력발전소입니다.
1급 보안시설인만큼 발전소로 들어가려면 직원도 보안 검사가 필수고 출입자는 명단에 남습니다.
주기적으로 발전기 안전 점검을 하는 한전KPS 직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회사의 4급 직원 양모 씨의 지난 7월 16일 근무표입니다.
정상근무 후 저녁 7시부터 3시간 추가 근무를 했다고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한수원 출입기록에는 오후 6시 14분, 발전소를 나간 후 다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한빛원자력본부 관계자 : (한수원 명단에 없는데 출입했다고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인 거죠?) 어유 그렇죠.]
시간 외 수당을 신청했지만, 정작 출입 기록이 '없는' 직원들도 많습니다.
7월 한 달 한빛2호기 예방정비에 파견된 이 회사 직원 중 시간외 근무를 신청한 직원은 304명.
이 중 274명은 해당 원전 정문 출입 기록이 1건도 없습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올해 3월, 월성2호기 예방정비 때는 244명이 시간외 근무 수당을 신청했지만 201명은 출입 기록이 없었습니다.
[이훈/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 일한 흔적이 없어요. 이 문제가 회사 차원의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감사원의 감사도 필요하고요.]
한전KPS 직원들의 출근 시간과 발전소 출입 시간이 맞지 않은 것은 2008년부터입니다.
지난 10년간, 한전KPS 원전 부문 노동자에게 지급된 시간외 수당은 720억 원입니다.
이 중 부정하게 지급된 수당이 얼마인지는 사측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한전KPS 측은 "행정상 일부 오류가 있었다"며 "출근을 안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한전KPS는 자체 감사를 진행하고 전직원에 근무태만 경고를 공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