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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갈 곳이 없어요"…대통령 앞 발달장애인 어머니의 외침

입력 2018-09-13 18:50 수정 2018-09-1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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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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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제공 : 영화 '말아톤' (2005)

소원이 뭐냐고 물어보셨잖아요.
초원이가 저보다 하루 먼저 죽는 거예요.
초원이 다리는 뭐?
100만불짜리 다리
우리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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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앞서 보신 것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초원이가 마라톤에 참가해서 3시간 이내 완주를 해내는 영화 '말아톤' 입니다. 영화 중에 나온 "내 소원은 초원이가 하루 먼저 죽는것"이라고 말한 초원이 어머니의 말은 모든 발달장애인 부모의 마음을 대변한 명대사로 꼽힙니다.

이 영화에서처럼 아직까지 발달장애인들은 가족의 도움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어제(12일) 발달장애인들에게 생애주기별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 및 초청 간담회가 청와대에서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 발언순서가 예정돼있었는데 갑자기 한 참석자가 손을 들었습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딸을 뒀다는 이 어머니는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사연을 쏟아냈습니다.

[김신애/중증장애인 부모 (어제) : 저희 딸은 최중증 중복장애인입니다. 학교 졸업 이후에 집에만 있어서 근육이 다 말라가고요, 먹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못합니다. 왜 그런 내용이 없습니까. 최중증 중복장애인에 대해서 왜 한마디도 없습니까. 휠체어 300만원짜리 못 삽니다. 물리치료 받을 데가 없어요. 저 너무 화가 납니다, 지금. 대통령님.]

경북에서 빨갱이 소리 들어가며 정권 교체를 위해 촛불을 들었다는 이 어머니는 산골에 살아도 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만들어달라고 호소했고,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을 이어갔는데요. 영화 '말아톤'에서 나왔던, 이 말을 언급했습니다.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 및 초청 간담회 (어제) : 그래도 부모님들은 내가 하루라도 더 살아서 아이들보다, 끝까지 아이들을 돌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합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발달장애인들의 처지를 호소하기 위해서 무릎을 꿇고 빌기도 하고, 머리를 깎기도 하고, 삼보일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 아픈 마음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따뜻하게 이렇게 마음을 보여줬는지, 그런 반성이 듭니다.]

지난해 9월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을 꿇었던 어머니들, 그리고 올해 4월 발달장애인 국가 책임제를 요구하며 삭발식을 했던 학부모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장애인도 학교가고 일하고 평범한 일상을 향유할 수 있게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겁니다. 삭발식을 했던 한 어머니는 정부 정책이 정작 발달장애인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고 말합니다.

[김남연/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장 (4월 2일) : 발달장애인을 좀 알기 쉽게 일반 사람들에게 쉽게 표현하는 방법이 힘센 치매노인이라 그래요. 우리 아이 같은 경우에는 현재 21살이에요. 신호등 구별하지 못합니다. 혼자 못 나가요. 집에서 만약에 혹시라도 혼자 있다 나가게 되면 거의 사망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나라에서 어떻게 뭘 했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그래서 저희가 머리를 깎는다는 게 '이렇게 살면 결국 우리 가족은 죽는다' 이 생각으로 머리를 깎는다고 생각해요.]

정부는 발달장애 정밀검사부터 유치원, 특수학교, 직업훈련센터, 병원등 모든 것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대통령을 향해 울부짖던 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약속 지켜주십시오]

이 어머니의 바람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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