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인터넷서 버젓이 생중계…'몰카'된 전국 수백개 CCTV

입력 2018-09-10 08:4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전국 곳곳에 있는 CCTV로 촬영된 불특정 다수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정부가 여러 대책들을 내놨었는데요. 지금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하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서구의 주택가입니다. 옆쪽에 식당이 하나 있는데요. 간판 아래 보안용 CCTV가 설치돼있습니다.

그런데 이 카메라가 비추는 제 모습을 관리자만 보는 게 아닙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누구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골목길과 대형 쇼핑몰 앞부터 수영장과 학원 등 건물 안까지 보입니다.

전국 수 백개 CCTV가 지금도 불특정 다수의 일상을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외에 서버를 둔 이 사이트의 국내 접속을 2년 전 차단했습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온라인 커뮤니티엔 화면 속 인물의 외모나 신체를 언급하는 글이 올라옵니다.

우회 통로로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이 많은 것입니다.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현재 쓰고 있는 기술 자체는 너무 쉽게 우회할 수 있어서 문제가 있고요. 좀 더 강도 높은 방식을 정부가 취해야…]

관리자들은 화면이 생중계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A씨/카메라 관리자 : 당황스럽죠 몰랐으니까. 업체에 전화해야 해요, 경찰서에다 전화해야 해요?]

[B씨/카메라 관리자 : 아 그래요? (전혀 모르고 계셨어요?) 네, 전혀 몰랐습니다. 그런 사이트도…]

해당 사이트의 공개 대상은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고 사용하는 IP카메라입니다.

IP카메라는 인터넷에 연결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송출하기 때문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으면 보안에 취약합니다.

하지만 초기 상태 그대로 쓰는 사용자가 많습니다.

[C씨/카메라 관리자 : (비밀번호 따로 설정하셨어요?) 설치한 사람이 알 텐데… 저희가 이런 데 문외한이에요. 솔직히 너무 몰라요.]

[CCTV 판매업자 : 기본적인 패스워드는 정해져 있어요. 0 여섯 개, 1 네 개 이런 식… 웬만하면 바꾸지 말라고 그래요. 잘 안 쓰니까 잘 잊어버리니까…]

실제 한 카메라는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관리자 모드로 접속됩니다.

스피커 모양의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가 설치된 곳의 소리까지 들립니다.

영상 유출과 해킹이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해 말 대책을 내놨습니다.

내년부턴 초기 비밀번호를 단말기마다 다르게 설정하거나 사용자가 바꿔야만 기기가 작동되도록 법도 개정했습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IT 범죄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과 규제 수준도 끌어올려야 합니다.

관련기사

'대형병원 몰카사건' 다시 경찰로…확인 피해자만 10여명 검찰, '수영대표팀 몰카' 추정 영상 확보…"유죄 입증 주요 단서" "몰카 찍었다" 가해자 자백에도…경찰, 왜 영상 확보 못 했나 제자에 '몰카' 당했는데…학교측, "유포 안 할 학생" 두둔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