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제자에 '몰카' 당했는데…학교측, "유포 안 할 학생" 두둔만

입력 2018-09-01 21:35 수정 2018-09-03 15:02

"성폭력 해당하는지 인지 못해" 학교측 부적절 대응 논란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성폭력 해당하는지 인지 못해" 학교측 부적절 대응 논란

[앵커]

경북 구미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찍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학생의 휴대전화에서는 다른 학생들의 신체 일부를 찍은 사진도 발견됐습니다. 그런데도 학교 측이 가해학생을 감싸며 경찰에 신고하기를 꺼려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학교 측은 저희 취재진에 이렇게 신체 일부를 몰래 찍는 게 성폭력에 해당하는지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황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구미에 있는 한 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 학생 A군이 B 교사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한 건 지난 22일입니다.

B 교사는 학교 측에 곧바로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당시 A군의 휴대전화에서 B씨의 사진이 발견되진 않았지만, 이 학교 여학생들을 몰래 찍은 사진 10장이 나왔습니다.

A군은 학교 측에 "B 교사의 사진을 이전에도 찍었고, 이번에는 제대로 찍히지 않아 지웠다"고도 진술했습니다.

B 교사는 다음날 동영상이 유포됐을 수 있다며 학교 측에 경찰 수사를 의뢰했지만 그 반응이 황당했습니다.

[피해 교사 B씨 : 소심하고 내성적이라서 유포하지 않을 아이이다. 그런 유포에 대한 걱정을 하지 마셔라.]

가해 학생을 두둔하며 교내 징계로 끝내려 했다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 : 경찰에 대한 수사 의뢰를 할 의지가 과연 있었나? 하는…]

이 때문에 B 교사도 신고를 주저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교사 B씨 : 내가 잘못됐나? 내가 되게 교사로서 자격이 없나? 내가 학생을 이해를 못 해주나? 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어요.]

학교 측은 학생을 우선적으로 배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교감 : 가해 학생의 미래나 가해 학생의 걱정 이런 부분은 딴생각을 해서 자살을 한다거나 이런 것도 다음에는 더 충격파가 크지 않습니까. 그런 어떤 차원에서 얘기한 것.]

B 교사가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 자체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교장 : 선생님이 피해를 당하는 걸 몰랐다는 것보다는 인지를 못 했다는 거죠.]

[교감 : 이게 성폭력에 해당된다는 것도 성폭력 게시판에 올라오고 난 뒤에 그걸 인지했다는 거죠. 그렇게 제가 무지한 거죠.]

실제 B 교사가 교육청에 직접 교권 침해 사실을 알린 후에야 학교에서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었고, 지난 29일 가해 학생에게 퇴학 처분을 내렸습니다.

[피해 교사 B씨 : (학생들이) 잠재적으로 학습하게 되는 거죠. 아 선생님도 저렇게 당했는데 아무것도 안 하시네. 아 원래 저렇게 당하면 아무것도 안 하는 거구나.]

관련기사

"교사가 성희롱" 대구 여중생 교내 포스트잇 폭로 성적우수반에만 나눠준 부교재서 시험문제…학생들 재시험 "교사가 답안지 고쳐주고 부적절 관계" 고발…경찰 수사 딸들이 치를 시험지 '6차례 검토'…유출 여부 수사 의뢰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