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고 어제 재판에 불출석했습니다.
그런데 전두환 회고록에서 문제가 된 부분, 전두환씨가 아닌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이 쓴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서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기 또, 논란의 전두환 회고록을 들고 나왔습니다. 회고록 1권에 문제가 된 부분들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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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회고록 1 480p (음성대역) : 피터슨 목사가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그러한 거짓말을 한 것인지 나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는 목사가 아니라 가면을 쓴 사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전두환 회고록 1 484p (음성대역) : 조비오 신부는 그 후에도 자신의 허위 주장을 번복하지 않았다. 미국인 목사라는 피터슨이나 조비오 신부나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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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표현을 민정기 전 비서관이 자신이 썼다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민정기/전 청와대 비서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아니 조비오 신부가 하는 주장이 허위라는 건 전 대통령도 알고 계시죠. 허위라는 건 알고 계셨지만 이 표현 자체는 내가 쓴 겁니다. (덧붙이셨다는 얘기잖아요. 민 비서관님이.) 이건 내가 썼다 이거죠, 그런 표현은. (이렇게 되면 피고가, 사자명예훼손의 피고가 바뀔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저는 지금 그 생각도 들어서요.) 그건 모르겠어요. 내가 피고가 될지 내가 고발당할지 알 수가 없지만 그거는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다시말해서 전두환씨도 허위라고 인식했지만 해당 표현은 민씨 자신이 썼다는겁니다.
실제로 전두환씨 회고록 서문에도 "최종적으로 원고를 완성하는 일은 민정기 전 공보비서관의 손을 빌렸다"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이에대해서 조진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민 전 비서관을 고소, 고발해서 재판정에 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합니다.
[조진태/5·18기념재단 상임이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우리 민정기 전 비서관을 고소해서, 고발해서 재판정에 세워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우선 들어요. 게다가 그 회고록이 책으로도 출간되어서 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민정기 전 비서관을 법정에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전씨의 두 번째 공판 기일 10월 1일로 정해졌습니다.
민 전 비서관은 알츠하이머가 치료도 안되는 데다 증세가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전씨의 출석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는 전씨는 그 이후에도 왕성한 대외활동을 한 바 있습니다.
2015년에 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았고요, 같은 해 전씨를 찾은 이원구 당시 총리와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전두환/전 대통령 (2015년 2월 19일) : 대통령이지만 총리가 장관들, 다 똑똑한 분들 모시고 해야 되니깐…(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우리 훌륭한 총리가 오셔서 나는 희망이 큽니다. 오늘도 총리 일하는 데 잘 도와드리고 그래야 되지. 옛날같이 비판만 하고 그러면 안 돼.]
5.18 기념재단은 오늘 성명을 냈는데요, "반성과 참회가 없다면 길은 하나다, 준엄한 법의 심판만이 해답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법원은 전두환씨에게 소환장을 보냈는데, 구인장을 발부할수 있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과연 전두환씨가 재판에 이번에는 출석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