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리산에서 3번이나 빠져나왔고 그 와중에 교통사고까지 당했던 '반달곰'이 결국 경북 김천 '수도산'으로 이사했습니다. 곰은 원하는 곳으로 갔지만 가까이에 민가와 등산로가 있어서 걱정입니다. 곰과 사람의 '공존'에 대한 고민이 남았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옮겨온 철제 케이지 문을 열자 제법 큰 곰 한 마리가 뛰쳐 나옵니다.
잠시 두리번 거리더니 이내 산 속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3번이나 서식지인 지리산을 빠져나와 김천 수도산으로 향했던 반달곰 KM-53입니다.
올해 5월에는 수도산으로 가던 중 교통사고가 나 왼쪽 앞발이 부러졌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고심 끝에 수술을 받고 회복한 이 곰을 김천 수도산에 풀어주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곰의 행동반경입니다.
KM-53은 100km 정도를 움직이는데 수도산의 반경은 고작 5km에 불과합니다.
[문광선/종복원기술원 남부복원센터장 : 수도산에 머무를수도 있고 주변을 떠날수도 있고 행동권이 좀 더 활발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불안합니다.
[장한래/인근 마을 주민 : 산을 엄청 다니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이제 산에 못 가지.]
김천시와 환경부는 주민과 등산객에게 곰을 만났을 때 행동요령 등을 알리고 있습니다.
산에서 곰을 만났을 때는 등을 보이고 도망을 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시선을 마주하고 뒷걸음질을 치며 자리를 벗어나야 합니다.
먹을 것을 주거나 사진을 찍어서도 안 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 곰이 수도산에 완전히 정착하면 암컷 반달곰을 추가로 방사해 서식지를 늘려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