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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철퇴' 피해 고스란히 학생 몫으로…대학평가 후폭풍

입력 2018-08-27 21:57 수정 2018-08-28 23:24

정원·지원금 감축…위기의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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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지원금 감축…위기의 캠퍼스

[앵커]

교육부가 지난주 전국 300여 개 대학교의 '역량 진단'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 가운데 3분의 1에 달하는 학교에 대해서 '스스로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학교들은 내년 신입생을 적게 받아야 하고 일부는 국가장학금도 신청할 수 없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 몫입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해방 직후인 1946년 문을 연 조선대학교입니다.

올해 신입생만 4000명이 넘습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신입생 정원을 최소 10% 줄여야 합니다.

지난주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최상위 아래 등급인 '역량 강화' 학교로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교육 여건과 재정 건전성 등을 점수로 환산했는데, 조선대를 포함한 전국 66개 학교가 이 등급을 받았습니다.

방학 중에 소식을 접한 재학생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재학생 : 돈 어디에 썼냐…여러 가지 제가 모르는 불이익이 있을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교내 온라인 게시판이나 소셜 계정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인데요.

개강을 앞둔 학생들은 등록금이 비싸지거나, 후배들이 줄어들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입니다.

[재학생 : 아무래도 (기분이) 좋지는 않죠. 믿고 등록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나와버리면 다니는 입장에서는 기분이 안 좋을 수밖에 없죠.]

이 학교 총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교수들은 교육부 발표 직후 사퇴의사를 표명했고, 뒤늦게 예산을 줄이겠다며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조선대와 마찬가지 진단을 받은 서울 덕성여대는 교육부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율개선등급에 탈락한 학교에 대해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재학생 : 많이 많이 많이 창피하고. 수험생이 보기에는 이 학교를 지원하는 게 불안한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최하 등급인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된 학교는 전국 20곳.

신입생 규모를 줄이는 건 물론이고, 학생들도 국가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을 받을 길이 막힙니다.

일부 대학들은 교육부에서 제대로 된 기준을 설명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정원 교수/신경대학교 대외협력처장 : 왜 이 점수를 받았으며, 보완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지만 보다 나은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설명만 있었어도…]

교육부 평가 방식이나 기준을 두고도 이의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2015년보다 점수를 20점 가까이 올렸지만, 이번에도 최하 등급을 받았는데요.

학교는 교육부로부터 구체적인 설명이나 감점 요인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교육부 입장은 다릅니다.

[교육부 관계자 : 기준들은 굉장히 세세하게 나갔거든요. 설명회도 하고, 연수도 했어요. 대학별로 100페이지가 넘는 평가 편람에 세부 기준들 다 공개했고.]

교육부와 대학들이 책임을 떠넘기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과 인근 지역 경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원도 동해의 유일한 대학교였던 한중대학교는 2015년 교육부 진단 최하 등급을 받았습니다.

대학은 3년 만에 유령 캠퍼스로 방치됐습니다.

인근 상가와 부동산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김진형/강원도 동해시 지흥동 : 학교 있는데 좋다고 해서 올라왔는데, 학교 가고 나니까 이것도 저것도 다 안 되고. 그러고 보니까 없죠. 아무것도 없어요.]

실제로 2015년 역량 진단에서 최하등급을 받은 4년제 대학 5곳 중 3곳은 최근 2년 사이에 문을 닫았습니다.

[곽복순/강원도 동해시 지흥동 : 저도 장사를 지금 접을까 생각 중이에요. 지역 경제가 없다고 봐야죠. 지금 볼 때는. 제가 원래 동해사람이거든요. 근데 전혀 여기는 경기가 없어요.]

정원 감축뿐만 아니라 국가의 재정 지원도 끊기게 될 학교들은 사면초가 분위기입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며 넘어갈 게 아니라, 장기적인 해결 방안부터 내놓아야 할 겁니다.

(인턴기자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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