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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폼페이오 '방북 취소'…다시 꼬인 비핵화 협상

입력 2018-08-27 17:36 수정 2018-08-2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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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이었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네 번째 방북을 전격적으로 취소했습니다. 지난 북·미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회담 취소를 발표했다가 번복했던 사례와 얼추 비슷해 보이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더 꼬여있다는 관측도 많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관계가 해결된 이후에 방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서 중국의 대응 역시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때라며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오늘(27일) 야당 발제에서는 외교안보 이슈를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좀 잠잠하나 싶었는데 트럼프 대통령 또 깜짝 발표를 내놨습니다. 이번 주로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을 전격 취소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이번에도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음성대역) : 저는 폼페이오 장관에게 북한에 가지 말 것을 요청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충분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으로 이 얘기하기에 앞서서 우리 신 반장의 '아예' 언급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지난주 우리 신 반장, 아주 호기롭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일을 예측했습니다.

[신혜원/기자 (JTBC '정치부회의' / 지난 24일) : 적중했습니다. 괜히 반장들이 저에게 '신토토'라는 별명을 붙여준 게 아니죠. 물론 절대 감으로 하는 게 아니고요. 주요국들의 외교안보 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철저한 분석 끝에 나온 예측이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 다음 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철저한 분석, 신토토. 이쯤에서 신 반장의 입장, 직접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신혜원 반장]

옛말에 '정치는 생물이다'란 말이 있고, 지난주 분명히 고 반장 폭염을 예측했는데, 저 오늘 추워서 패딩입고 출근했습니다.

[기자]

제 핑계를 드네요. 얘기한 것이랑 다른데, 아무튼 신 반장 말대로 저도 틀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돌발, 돌출 행동이 많다보니 예측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북·미 관계의 특수성도 있습니다. 날씨도, 트럼프 대통령도, 예측 불가라는 사실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 그만큼 도박이나 내기. 이런 것 함부로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한국도박문제 관리센터 상담 전화 국번 없이 1336입니다. 24시간 통화 가능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요. 이번 방북 취소 결정은 극비리에, 그리고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현지시간 기준으로 23일까지만 해도 방북 준비 착착 진행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24일 오전부터 백악관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지금 보시는 이 회의,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폼페이오, 앤드루 김, 성 김 등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가진 이 회의에서 방북 취소가 결정됐습니다. 여기서 '투 머치 인포메이션', TMI 하나, 제가 5월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곳도 바로 저곳 오벌 오피스였습니다. 사진을 보니까 문득 그때 추억이 또 한번 떠오릅니다.

아무튼 이번 방북 취소 결정을 놓고 지난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 때와 비슷한 것 아니냐, 그 때처럼 곧 번복하는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그 때 당시와는 여러모로 다릅니다. 우선 이번 방북 취소가 북한이 아닌 중국을 겨냥한 행동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이렇게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음성대역) : 저는 우리가 무역 문제에서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 중국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비핵화 과정에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호전된 후, 가까운 미래에 방북할 것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비핵화 협상에서의 중국 배후설을 끊임없이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대북 협상과 연계시키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끝난 뒤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성사될 수 있다고 못 박으면서 사실상 중국에 초강수를 던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북한 노동신문, 아직까지 폼페이오 장관 방북 관련 보도는 다루지 않고 있는데, 대신 미·중 간의 갈등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노동신문은 '더욱 심각하게 번져지는 중·미관계'라는 제목의 정세 해설에서 최근 채택된 미국의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내용과 이에 대한 중국의 반발 등을 소개했습니다. 노동신문은 "가뜩이나 팽팽한 중·미관계가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치열한 대립관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격을 당한 중국, 즉각 반발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하려는 노력을 중국이 지연시키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무책임하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계속 긍정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이죠. 환구시보도 한 발 더 나아가 미국을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환구시보 (음성대역) : 현재 북·미 회담이 중단된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풍계리 실험장을 폐쇄하고, 탄도미사일 발사 시설 철거와 미군 유해 송환 등 성의를 보였지만, 미국은 대북 독자제재에 나서는 등 북한에 대한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

점점 복잡해지는 비핵화 고차 방정식에 청와대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던 청와대, 중재 역할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의겸 대변인은 "북·미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막힌 곳을 뚫어주고 북·미 간 이해 폭을 넓히는 데 촉진자, 중재자로서 역할이 더 커졌다는 것이 객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9월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안건도 연계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도 이럴 때일수록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어떻게든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준형/한동대 교수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다들 못 움직이니까 이제 우리가 움직여야 되고, 중국이 움직이자니 중국이 훼방꾼의 이미지가 있으니까 마음대로 못 움직이니까 결국 우리가 하긴 해야 하는데 결국 약간 실기를 한 것 같고, 보시면 정상회담이 2~3주 후인데도 날짜를 특정하지 못한 것은 지금 미국을 바라본 거잖아요. 그래도 저는 가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남북이 계속 가야 된다고는 하고…]

남·북·미·중의 비핵화 고차원 방정식, 들어가서 좀 더 전해드리고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폼페이오 방북 전격 취소…중국 "적반하장" 반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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