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 달에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비핵화를 위한 여러 중요한 일정이 예정돼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무산되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취재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희정 기자, 청와대가 내부적으로 남북정상회담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청와대가 구상해온 한반도 시나리오에는 돌발 변수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일단 청와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되 큰 방향은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인 걸로 보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을 9월 뒤로 미룰 수 없는 상황이고, 이미 주요 의제 등도 물밑에서 상당 부분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정부가 구상해온 최상의 시나리오에 일부 수정이 불가피해진 측면이 있는데요.
정부는 이달 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시작으로, 다음달 중순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찾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이후 유엔 총회에서 종전선언의 결과를 가져오자는 구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앵커]
워낙 북미관계의 돌발변수가 많기 때문에 청와대 입장에서는 폼페이오 방북이 이렇게 갑자기 취소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텐데, 방북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니겠죠.
[기자]
네, 압박 차원이란 해석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싱가포르 회담을 앞두고도 취소했다가 이를 번복하고 다시 회담장에 나왔던 거 기억하실텐데요.
그때처럼 미국이 북한의 제스처를 보고, 즉 북한이 어떤 입장을 보이는지에 따라 북·미 대화의 흐름도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를 견인하는 역할을 한 것처럼, 이번에는 북미관계가 잘 풀리면 이후 남북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옵니다.
[앵커]
일단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개소식 일정은 조금 미뤄지는 건가요.
[기자]
네, 우리 정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한 직후 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하는 방향을 가장 중점적으로 검토해왔습니다.
북미 관계가 유연한 방향으로 가면, 연락사무소 개소와 관련해서도 미국과 입장차이에서 오는 외교적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방북 취소 결정으로 개소 시기가 조금 늦춰질 가능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개소가 무산되거나 하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봐야하나요?
[기자]
만약 폼페이오 장관 방북이 미뤄지고 미국이 계속 중국을 견제한다면, 그만큼 북·미간 비핵화 협상도 장기화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여부, 시기와 장소 등과도 연결되는 부분일 텐데요. 다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비핵화와 종전선언으로 가는 큰 흐름 자체를 바꿀 만한 변수는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미 간 협상이 잠시 더디더라도 결국은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구체적 비핵화 방안과 관련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