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예측불허 경로에 급감속까지…'미스터리 태풍' 솔릭은 왜?

입력 2018-08-24 20:31 수정 2018-08-24 22:0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솔릭은 이렇게 지나갔지만, 아직 여러 의문이 남아있습니다. 먼저 기세등등하던 솔릭이 왜 급격하게 약해졌고 또 상륙 직전까지 왜 그렇게 경로가 계속 바뀌었는지 여러가지 의문입니다. 사회부 윤영탁 기자와 하나하나 집어보겠습니다.

윤영탁 기자, 역사적으로 세력이 상당히 강했던 태풍들과 비교되던 솔릭입니다. 가장 먼저 궁금한 것은 정작 한반도에 상륙해서는 왜 이렇게 갑자기 약해졌나, 하는 부분입니다.
 

[기자]

먼저 키워드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시속 4km, 이 단어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제주 근처를 지나면서 급격히 속도를 줄인 솔릭은 어제(23일) 정오쯤 목포 부근에 다가서면서 시속 4km로 더 느려졌습니다.

'느림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죠.

기상청 관계자들도 놀랐는데 이 때가 방향을 90도로 꺾은 순간입니다.

앞서 22일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삐죽 튀어나와 앞을 가로막은적 있었는데, 이때도 이렇게까지 느리지는 않았습니다.

태풍 시마론이 당긴 것 아니냐, 이런 추측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우리는 태풍의 중심으로 경로를 이야기하지만, 이미 태풍의 반 정도는 전남 육지에 걸쳐 있었고 지상과의 마찰로 많은 에너지가 소진됐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태풍의 속도가 느린 상황에서 반 정도가 육지에 걸쳐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런 이야기 같은데요. 태풍이 육지에 상륙하면 원래 세력이 좀 약해진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아닙니까? 그런데 왜 유독 솔릭만 이렇게 더 급격하게 약해졌는지가 궁금합니다. 

[기자]

네, 아시겠지만 태풍은 반시계방향으로 빠르게 회전하는 구름덩어리입니다.

육지에 닿는 순간 여전히 회전이 빠른 상층부와 회전이 급격하게 느려진 하층이 분리되면서 전체적으로 회전력이 약해지는 겁니다.

통상 태풍은 육지에 비바람을 쏟아내면서 약해지는데 솔릭은 이걸 목포 앞바다에서 다 한 겁니다.

제주에 접근할 때만해도 뚜렷하던 태풍의 눈이 사라진게 태풍의 에너지가 소진됐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또 다른 궁금증은 이것입니다. 태풍 솔릭이 정말 상륙하는 순간까지 경로가 갈팡질팡 하지 않았습니까? 도대체 왜 그런것인지 그 부분에 대해서 의문이 많이 나오는데요. 

[기자]

어제와 그제 일본 기상청은 저녁마다 우리 기상청과 미국과는 많이 다른 예상 경로를 내놨습니다.

결과적으로 솔릭은 그 경로대로 움직였습니다.

본격적으로 한반도에 접근한 이번주 내내 한·미·일 기상당국은 발표 때마다 경로를 수정해야했을 정도로 예측불허였습니다.

기상청은 태풍의 반경이 워낙 넓기 때문에 경로나 상륙지점 예측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또 70km 안팎의 오차 안에 들어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경로에 따른 피해가 분명히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저희도 관련 보도를 많이 했고, 국민들도 한·미·일 경로를 실시간으로 비교해가며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앵커]

그렇게해서 경로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것, 갈팡질팡 했던 것, 결국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불안정한 움직임 때문이다", 원인으로 그렇게 지목을 했던 것이죠?

[기자]

네, 수차례 설명을 드렸는데, 세력이 매우 강해진 시마론이 지속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을 밀었고, 그 영향으로 고기압의 중심이 동쪽으로 빠지면서 경로가 급격하게 바뀌었다고 하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런 부분을 감안해도 솔릭의 이번 움직임, 상당히 이례적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태풍의 상호효과, 그러니까 후지와라 효과라고 했죠? 많은 시청자들이 후지와라 효과에 대해서도 익숙하게 많이 듣게 됐는데, 그 부분이 관심을 끌게 된것이었죠?

[기자]

네, 맞습니다. 2개의 태풍 자체가 함께 북상하는 것 자체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고, 2012년 태풍 덴빈과 볼라벤이 후지와라 효과로 추정되는 극심한 경로 변경을 했던 만큼 태풍간 상호작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저희가 제기해왔던 겁니다.

기상청의 앞선 설명도 분명히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90도 회전, 거북이걸음을 하던 태풍이 한반도를 빠져나갈 때는 시속 50km를 넘는 등, 설명이 더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때문에 태풍끼리 서로 상호작용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겁니다.

이번에는 극단적인 경로 이탈은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만, 기상 이변이 놀라운 일이 아니게 된 요즘 태풍의 상호작용에 대한 더 구체적인 연구는 필요해보입니다.

[앵커]

그동안 보도를 통해서 너무 걱정을 한 것이 아니었느냐, 라는 얘기들도 나왔는데, 그만큼 경로 예측이 힘들어서 대비를 더 단단하게 할 수 있었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은 분명할 것 같습니다.

관련기사

[인터뷰] 태풍의 '오른쪽'이 더 위험한 이유는? [인터뷰] X자 테이프 대풍 대비? "창문 잘 닫는게 중요" 태풍 '솔릭' 실종 1명 부상 2명…제주, 피해 복구작업 돌입 제21호 태풍 제비 발생?…태풍 이름 한글 많은 이유는 현재 집계된 피해 상황은?…태풍 이후 대비도 필요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