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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이산가족, 빗줄기 뚫고 금강산으로…2차 상봉 시작

입력 2018-08-24 18:54 수정 2018-08-2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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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도 70년을 기다린 가족들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24일) 2차 이산가족 상봉단이 예정대로 금강산으로 출발해서, 조금 전 첫날 단체상봉 일정을 마쳤습니다. 저녁에는 우리측 주최로 환영 만찬도 가질 예정이죠. 그런 가운데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다음주 초, 4차 방북을 공식화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는 이산가족 상봉과 외교안보소식을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이산가족이 집결한 강원도 속초에는 밤새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습니다. 혹여 태풍 때문에 못 가는 것은 아닐까, 가족들은 가슴을 졸였습니다. 82살의 장구봉 할아버지는 헤엄을 쳐서라도, 날아서라도 형님을 만나고픈 심경이라고 말했습니다.

[장구봉/북측 형 상봉 (82살 / 어제) : 어린 시절에 내가 목욕하다가 빠져 죽을 걸 우리 형님이 날 살렸어. 그거는, 그거 하나는 딱 기억이 나. (생명의 은인이시네.) 생명의 은인이지. 형님 이름이라도 한번 확 불러보고 싶어. 장운봉! 장운봉! 여기 동생이 왔어. 태풍이 와 길이 끊어져도 헤엄쳐 가고 날아서라도 가야지.]

2차 상봉단의 최고령자 올해 100세의 강정옥 할머니와 동생 강순여 할머니는 북에 있는 자매를 만납니다. 태풍을 뚫고 제주도에서부터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요. 며칠째 잠을 설쳐 피곤하지만, 그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훨씬 더 큽니다.

[강순여/북측 언니 상봉 (82살 / 어제) : 아이고~ 매일 울었지, 우리…(태풍 때문에 못 만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은 없으셨어요?) 몰라요, 이번 태풍 여기까지 오나? (잠은 잘 주무셨어요?) 잠을 어떻게 잘 수가 있나. 며칠 전부터 못 자고, 며칠 전부터 못 자고 하다가…만나서 헤어져도 못 잘 거 같아. 우리 형님 말은 (여동생) 만나면 무슨 말 할까… 제주도 말로 하나, '오라, 집에 가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건?) 오라. 집에 가자.]

70년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요. 빗줄기는 여전했지만, 바람은 다소 잦아들었습니다. 가족들은 어머니의 몸을 노란 우비로 감싸고, 천천히 휠체어를 밀어 버스에 올랐습니다. 오전 8시 50분, 81가족, 326명을 태운 버스 12대가 드디어 금강산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오후 1시 40분, 버스는 무사히 금강산면회소에 도착했고요. 오후 3시부터는 2시간 동안 감격의 첫 단체상봉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족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저녁 7시부터는 환영 만찬도 함께할 예정입니다.

이번 상봉도 1차 때와 마찬가지로 2박 3일간의 일정인데요. 주말 간의 소식은 다음주 월요일 발제 때 다시 한 번 전해드리겠습니다. 화제를 좀 바꿔서요, 이번에는 남북이 아닌 북·미 소식입니다. 먼저 이 장면부터 보고가시죠.

+++

신 반장은 (폼 장관이)
8월 말에 갈 거라고
이미 예견을 했었어요~

+++

그렇습니다. 적중했습니다. 괜히 반장들이 저에게 '신토토'라는 별명을 붙여준게 아니죠. 물론 절대 감으로 하는 게 아니고요. 주요국들의 외교안보 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철저한 분석끝에 나온 예측이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 다음주 북한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지난 23일) : 외교를 통해 북한의 안보 위협을 영원히 해결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우선 과제 중 하나입니다. 우리의 목표를 향한 더 많은 외교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다음 주에 북한을 방문할 것입니다.]

이미 세 차례나 방북했던 폼페이오 장관…트럼프 대통령이 "왜 북한 안가고 여기있어?" 라고 여러번 쪼아댄 탓에 그간 마음이 편치 않았을 텐데요. 4차 방북을 공식화 한 것은, 회담 의제에 대한 물밑 협상이 어느정도 진전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6월 21일) : 저는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다시 가있는 줄 알았어요. 그는 북한에서 매우 많은 시간을 보내거든요. 여기서 보다니 놀랍네요.]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6월 21일) : 대통령님, 저는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폼페이오 장관 혼자가지는 않습니다. 내심 일을 너무 많이시키나 미안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오른팔을 붙여줬습니다. 보수 성향의 안보 베테랑,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지난 23일) : 오늘 아침, 스티브 비건이 대북특별대표로서 우리 팀에 합류하게 된 소식을 전달하게 되어서 매우 기쁩니다. 스티브는 미국의 대북 정책을 지시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동의하에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적이고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할 것입니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2월 말 은퇴를 선언한 조셉 윤 전 특별대표의 후임으로, 향후 실무급 북·미협상을 총괄할 예정입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 보좌관을 지근 거리에서 도왔고요. 2008년 대선 때는 공화당 매케인 후보의 외교 자문역을 맡았습니다.

지난 3월에는 맥매스터 국가안보 보좌관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이 됐었는데, 더 센 강경파 볼턴 보좌관에 밀렸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 신고 리스트와 종전선언 간 합의점을 찾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스티브 비건/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현지시간 지난 23일) : 저는 이 일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대통령과 여러분, 미국민, 모두가 기대하는 것은 좀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네, 오늘 청와대 발제는 두 가지로 정리하겠습니다. 먼저 < 이산가족 상봉단, 빗줄기 뚫고 금강산으로 > 그리고 < 폼페이오, 다음주 4차 방북…"핵신고-종전선언 절충안 나올까"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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