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강산에서 만난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은 어제(21일) 호텔 객실에서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70여 년 동안 쌓아뒀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객실에서 가족끼리만 식사를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산가족들은 오늘 언제일지 모를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면서 또다시 눈물의 이별을 해야 합니다.
김소현 기자입니다.
[기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북측 할머니들이 부축을 받으며 계단을 오릅니다.
할아버지 손에는 남측 가족에게 줄 인삼, 화장품이 들렸습니다.
백두산들쭉술 등 북한 당국이 준비한 선물을 들고 남측 가족이 기다리는 객실로 향합니다.
점심시간, 접객원들이 방방마다 도시락을 전합니다.
[식사 가져왔습니다.]
삼색찰떡과 숭어완자튀기 등이 소담스레 담겼습니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가족들끼리만 오붓하게 3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영부/76세·전시납북자 가족 : 서로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71년 동안 못 만난 게 2시간 만에 싹 다 풀렸어요. 그 이상 좋은 시간이 어딨어요.]
다과를 나누는 단체상봉.
쏙 빼닮은 모자는 나란히 앉아 귓속말을 나누고
[김혜자/75세·동생상봉 : 사랑해!]
서로 끌어안은 남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조카는 삼촌 손을 꼭 잡고 춤을 추다가 이내 눈물이 터집니다.
[최광옥/53세·최기호 씨의 북측 조카 : 너무 반가워서 그래요.]
이산가족들은 오늘 점심식사를 포함해 3시간을 함께 한 뒤 언제가 될지 모를 다음 만남을 기약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