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도가 최근 비자림로를 확장한다며 삼나무숲을 밀어내 환경 훼손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급기야 오늘은(12일) 시민들이 직접 나무가 돼보는 체험을 하며 공사 반대 캠페인까지 벌였습니다.
최충일 기자입니다.
[기자]
삼나무 900여 그루가 잘려나가 휑한 흙밭만 남은 제주시 비자림로.
초록색 천을 허리에 두른 시민들이 종이에 이름을 적고 나무가 돼보는 퍼포먼스를 합니다.
[김순애/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들 : 나무가 베어지는 것은 인간의 목숨이 사라지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만큼의 무게와 소중함을 가지고 정책들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를 파괴했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조헌철/전북 진안읍 :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니까 물려줘야 할 곳인데 잘 지켰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반면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안전을 위해 4차로 확장 공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채종일/성산읍이장협의회장 : 좁은 도로, 시야 확보의 어려움, 위협적인 추월 구간으로 인한 주민의 생명권 보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입니다.]
환경훼손 논란이 커지자 제주도는 일단 대안이 생길 때까지 2.9km 구간의 공사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잘려나간 삼나무와 그 경관은 되살리기 어려워 청정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제주의 매력이 점차 사라질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