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염이 이어지면서 계속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농민들 피해가 심상치 않습니다. 논바닥은 갈라지고, 수확 못 한 농작물은 그대로 말라 죽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어환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바닥이 드러난 저수지는 패이고 갈라졌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원래 저수지 물로 잠겨 있었던 곳입니다.
물이 빠지면서 이런 조개껍데기들도 곳곳에 보이고요.
쩍쩍 갈라진 땅 사이로 풀들도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물이 마르면서 지형까지 변했습니다.
[낚시꾼 : 완전히 다른 곳이 됐어요, 지형이. 여기는 땅도 없었고.]
현재 전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6.4%, 평년의 77% 수준입니다.
가뭄은 바로 농가들을 덮쳤습니다.
[송성용/충남 태안군 소원면 : 물을 댈 수가 없어서 이렇게 논이 갈라지고 거북이 등보다도 더 갈라졌으니…]
갈라진 논바닥은 제 두 손이 들어갈 정도입니다.
흙은 금세 부스러집니다.
줄어든 웅덩이 물에는 녹조가 끼어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을 정도입니다.
벼 잎들은 끝에서부터 붉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안복순/충남 태안군 소원면 : 사람으로 말하면 밥을 못 먹는 거예요. 이삭이 안 나오고 있으니까 수확이 없다고 봐야죠.]
수익성이 좋아 지역내 효도 작물로 꼽히던 고추도 가뭄 앞에서는 속수무책입니다.
정상 고추와 달리 색깔이 누렇고 쭈글쭈글합니다.
줄기째 뽑아보니 뿌리는 수분이 없어 푸석푸석합니다.
한 번에 15가마를 수확하던 이 농가는 이번에는 1~2가마 겨우 건질 정도입니다.
[이선화/충남 태안군 안면읍 : 봄부터 애쓰고 신경 쓰고 했는데 이렇게 되니 참…올해 고추농사 망했네요, 망했어.]
최근 전국에 내린 소나기도 가뭄에는 역부족입니다.
농민들의 마음도 함께 말라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