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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막 내린 ARF…대화의 '불씨' 이어간 남·북·미

입력 2018-08-06 17:46 수정 2018-08-0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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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되었던 올해 ARF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이 어제(5일) 막을 내렸습니다. 성사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렸던 북·미, 남북 외교장관 회담은 끝내 불발됐죠. 그래도 북·미, 남북 모두 대화의 끈은 계속 이어가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미국은 김정은 위원장 친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북한에 건넸고, 강경화 장관과 이용호 북한 외무상도 짧은 대화를 통해서 종전선언 등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외교안보 이슈를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지난주 내내 매일같이 전해드렸던 ARF 소식, 오늘 그 마지막 시간입니다. 마지막인 만큼 키워드로 보는 ARF 총결산, 준비했습니다. 있어 보일까 싶어서, 네 글자로 딱딱 맞추느라 조금 힘들었습니다.

먼저 볼 키워드 < 친서정치 > 입니다. 지난주 김정은 위원장이 세 번째 친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공개한 바 있죠. 곧바로 백악관은 답장을 썼다는 사실도 함께 밝혔습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백악관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2일) :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답장을 썼습니다. 빠른 시일 안에 전달될 것입니다.]

바로 그 친서가 산 넘고 물 건너 미국에서 싱가포르로 옮겨져 이용호 외무상에게 전달됐습니다. 폼페이오 장관 대신 그동안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 협상을 주도했던 성김 주 필리핀 미국대사가 전달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봉투에 별도의 문양도 없고, 밀봉도 안 돼 있어서 취재진 사이에서는 친서냐 아니냐 설왕설래가 있었는데요. 폼페이오 장관이 최종 확인을 해줬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부장관 (음성대역) : 미국 대표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친서 내용은 당연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만, 비핵화 후속 협상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북·미 실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정상 간의 친서정치가 어떤 효과를 내게 될 지 관심이 쏠립니다.

다음 키워드, < 서서외교 > 입니다. 요즘 서서갈비 상호를 쓰는 고기집도 대부분 앉아서 고기를 먹는데, 이분들은 선 채로 외교 활동에 나섰습니다. 강경화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 그리고 이용호 외무상 이야기입니다. 지난주 ARF 소식 전해드리면서 남북 그리고 북·미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이 있다, 주목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결국 불발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이 세 사람, 대화는 이어갔습니다. 어떻게? 일어선 채로 말이죠.

먼저 강 장관과 이용호 외무상, 갈라 만찬 이동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대화도 주고받았습니다. 두 사람,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요.

[강경화/외교부 장관 (어제) : 한반도 정세 진전 동향과 향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짧지만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외교 무대에서 실현시켜나가기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합니다.]

폼페이오 장관과 이 외무상도 서서외교 이어갔습니다. 회의장에서 모든 장관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때 폼페이오 장관, 직접 이 외무상에게 다가가서 인사하고 간단한 대화도 나눴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부장관 (음성대역) : 오늘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이용호 외무상과 말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빠르고 정중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다음 키워드는 < 상전벽해 > 입니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아시아태평양 다자안보협의체입니다. 북한은 매년 ARF에서 '왕따'에 가까운 취급을 받았었죠.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핵개발과 무력 도발을 지속했기 때문인데요.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만찬 때 이용호 외무상 옆에 앉는 것이 싫어서 자리를 바꿔달라고 말하는 장관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당장 지난해 ARF에서도 북한은 전통 우호국인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의장국이던 필리핀과만 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당장 양자 회담만 11개의 나라와 가졌습니다. 중국, 베트남 등 전통 우호국뿐만 아니라 EU, 뉴질랜드 등과도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의장 성명도 확 바뀌었습니다. 지난주 방송 먼저 잠깐 보고 가겠습니다.

[고석승/기자 (지난달 31일) : ARF는 매년 회의가 끝나면 최종 결과물인 의장성명을 내는데 보시는 것처럼 비생산적 활동 중단 촉구, 심각한 우려, 안보리 결의 준수 등 북한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단골손님처럼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올해 의장성명. 북한을 향한 날카로운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우선 북한이 거부반응을 보이는 단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CVID'를 빼고 완전한 비핵화를 대신 넣었습니다. 남북 정상간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간 공동성명을 환영한다는 문구도 새로 들어갔습니다. 북한을 배려한 듯한 분위기가 성명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마지막 키워드는 < 종전선언 > 입니다. 종전선언 줄다리기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당사국 외교장관이 모두 모이는 자리인 만큼 종전선언 관련 논의 여부를 놓고 관심이 쏠렸는데요, 결과적으로는 북·미 간 입장 차이만 다시 확인하고 끝나게 됐습니다. 이용호 외무상, 회의 연설을 통해 직접 종전선언을 거론했습니다.

[이용호/북한 외무상 : (8월 4일 ARF 연설 중 / 음성대역) : 주동적으로 먼저 취한 선의의 조치들에 대한 화답은커녕 미국에서는 오히려 우리나라에 대한 제대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으며 조선반도평화보장의 초보의 초보적 조치인 종전선언문제에서까지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외무상은 그러면서 "미국이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먼저 일방적으로 움직이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놨습니다. 미국은 재차 완전한 비핵화와 확고한 대북 제재를 강조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지난 4일) : 저는 김정은 위원장이 동의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북한에 대한 외교·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비핵화한 북한'이라는 이 세계의 목표를 손상하는 어떠한 위반 행위도 미국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강경화 장관은 미국 그리고 중국과 종전선언 관련 논의를 충분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연내 종전선언이 우리 정부의 목표임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죠.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막 내린 ARF…대화 불씨 이어간 남·북·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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