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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통합감독에 자본비율 '뚝'…삼성 지배구조 개편 압박받나

입력 2018-07-0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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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시행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으로 삼성의 자기자본 비율 급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압박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자본 비율은 적격자본을 필요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100% 이상이 되도록 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에 대해 그만큼의 대응 여력을 갖추고 있으라는 의미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금융그룹의 자본 적정성을 볼 때 앞으로는 비금융계열사가 금융계열사에 미치는 리스크까지도 추가로 따져보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 같은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삼성의 자본비율은 작년 말 기준 328.9%에서 110%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게 이번 금융위원회의 시뮬레이션 결과다.

특히 자본비율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핵심은 '집중위험'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약 29조원 수준으로 그 비중이 매우 크다. 삼성전자가 위기에 빠지면 고객의 돈을 다루는 삼성생명·삼성화재도 덩달아 위험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삼성으로서는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거나 자본을 확충하는 방법을 택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도 맞물리는 작업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재계 안팎에서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사실상 삼성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삼성은 현 정부 들어 그동안 여러 차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 1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삼성 문제의 핵심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관계"라고 콕 집어 지적하며 순환출자 해소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주주 구성을 보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5.37%다.

이 회장이 3.88%,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0.84%, 이재용 부회장이 0.65%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으로 확대하면 지분율은 20% 이상으로 올라간다.

삼성생명이 8.27%, 삼성물산이 4.65%, 삼성화재가 1.45% 등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그리고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17.23%)이고, 이 회장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20.76%)다.

이처럼 순환출자 문제의 핵심은 총수 일가가 그룹 내 계열사끼리 복잡하게 얽힌 지분의 연쇄 고리를 이용해 실제로는 적은 지분을 보유했음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롭게 도입된 금융그룹 통합감독 체제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한다면, 이는 총수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 입장에서는 단순히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파는 게 아니라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면서도 지분율을 유지해 경영권을 지켜야 한다. 순환출자 해소에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대한 삼성의 입장은 아직까지는 유보적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본 적정성의 산식이 정확히 결정된 것이 아니어서, 향후 우리도 내용을 보고 판단·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으로 자본비율(307.3%→150.7%)이 급락한 또 다른 금융그룹은 미래에셋그룹이다.

미래에셋 측은 금융그룹이어서 제조업체나 유통업체와 비교해 총자산이 많아 조정항목 중 전이위험 값이 커져 자본 적정성이 떨어졌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조정 후 자본비율이 150.7%로 산출된 것에 대해 "자본 적정성 비율에 총자산의 1.5%를 단순 가산했는데,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총 자산규모가 상대적으로 커 전이 위험액이 크게 계산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법제화 이전에 정교한 자본 적정성 기준이 제시될 것이므로 향후 규제 수준을 웃도는 수준에서 그룹 내부의 적정기준을 설정해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정해질 내부거래, 집중위험 산정방식 등 세부 기준에 따라 그룹 대응방안과 장기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계획"이라며 "감독 당국과 협의해 모범규준 등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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