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일본 주주들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안한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 모두를 부결함으로써 신동빈 회장에 대한 재신임을 확인했다.
2015년 이후 진행된 형제간 5번의 경영권 대결 가운데 신동빈 회장에게는 이번이 가장 어려운 상황이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되는 위기를 맞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맹공을 퍼부었지만, 신동빈 회장은 그때마다 경영권을 지켜냈다.
신동빈 회장이 구속수감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날 표대결에서 승리한 배경은 무엇보다 그간 보여준 경영능력과 실적을 꼽을 수 있다.
2015년 7월 한일 롯데의 총수 자리에 오른 신동빈 회장은 형 신동주 전 부회장과 비교해 뛰어난 경영 실적을 보여줬다.
한국 롯데를 이끌어온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한국 롯데 매출(96조원)을 일본 롯데 계열사(4조∼5조원) 매출의 20배 넘게 성장시켰다.
신동빈 회장의 경영 역량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에게 큰 인상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2004년 이후 롯데그룹은 각종 인수합병을 통해 재계 서열 5위로 올라섰다.
신 회장이 정책본부장 취임 이후 진두지휘한 인수합병 건은 40건에 14조원이 넘는다.
한국 롯데는 세계 20개국에 진출해 해외 매출로만 11조원을 거두고 있으나 일본 롯데는 해외 진출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신 회장이 한일 롯데 공조를 강조하면서 일본 롯데에 대한 투자 확대 등 동반 성장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일본 주주들이 신뢰를 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동빈 회장은 2015년부터 한일 통합경영을 시작한 후 320억엔(3천200억원)을 투입해 일본에 초콜릿 공장을 신설하는 등 일본 투자도 늘렸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을 대신해 1980년대부터 2015년 초까지 약 30년간 일본 롯데에 몸담으며 경영에 참여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해 주주 신뢰를 잃었다.
신 전 부회장은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위반으로 2014∼2015년 일본 롯데홀딩스를 포함한 일본 롯데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되면서 경영 능력과 윤리경영 측면에서 흠결이 남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과 일본 법원에서 이사직에서 해임된 것이 부당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모두 패소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표 대결에서 신동빈 회장이 다시 한 번 승리하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패배한 것은 일본 주주들도 신동빈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 확실히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