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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피팅모델 촬영이라더니…" 유명 유튜버 성범죄 피해 고백

입력 2018-05-17 18:50 수정 2018-05-1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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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지현 검사에 대한 성추행 가해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해왔던 안태근 전 검사장이 범행 직후인 2010년 10월부터 자신의 성추행 소문이 퍼진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한 검찰 성추행조사단은 당시 법무부 간부가 안 전 검사장을 불러 성추행 소문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술 먹고 사고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17일) 양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소식 등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안태근 전 검사장,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사실 처음 폭로했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며 '생전 처음 듣는 얘기'란 반응이었습니다. 때문에 그 앙갚음으로 인사보복 당했다는 서지현 검사 주장에 대해서도 "뭘 알아야 보복할 게 아니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식이었죠.

그런데 검찰조사단이 밝힌 바에 따르면, 안 전 검사장 주장, 사실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성추행 사실, 검찰 전체에 좍 소문이 퍼졌다는 것을 범행 직후, 인지하고 있었고, 그 일로 인해 검찰 간부에게 불려가 "술 먹고 사고 좀 치지 말라"는 훈계도 들었다는 거죠. 또 2015년 법무부 검찰국장 시절에는, 검찰인사위원회에 찾아가서 "서지현이를 반드시 날려야 한다"고 압박했던 정황도 포착됐다고 합니다. 곧 시작될 재판에서, 검찰의 이같은 조사 결과가 과연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서지현 검사가 촉발시킨 우리 사회의 미투 캠페인, 오늘도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비글커플"이라는, 유튜브에서 인기 채널을 운영 중인 한 커플이 있습니다. 실제 연인 사이인 두 사람이, 그야말로 알콩달콩 연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이죠. 동갑내기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면서 이들은 JTBC2 방송에도 출연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이었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풍의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죠. 비글커플의 여자친구, 양예원씨가 갑자기 무언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3년 전, 피팅모델을 구한다는 구인광고를 보고, 면접을 보기 위해 어떤 스튜디오를 찾아갔다는 거죠. 거기서 만난 일명 '실장님'은 그런 예원씨를 보자마자 극찬을 하더라는 겁니다.

[양예원/유튜버 (화면출처 : 양예원 페이스북) : 그분은 저를 보자마자 감탄을 하면서 너무 예쁘다고 칭찬을 하셨고…아는 PD랑 감독도 많으니까 그분들께 소개도 해주겠다고…제게 아무렇지 않게 종이 한 장을 내밀었고 거기에 덜컥 제 이름 세자를 적었습니다.]

무심결에 했던 서명, 그것이 이후 3년간 자신의 숨통을 조여오게 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예원씨는 촬영일자를 통보받고, 오라는 곳으로 찾아갔습니다. 스튜디오였습니다. 남성 20명이 있었습니다. 예원씨가 오자마자 그들은 문을 자물쇠로 걸어잠갔습니다. 악몽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들은 "이것을 입으라"며 무언가를 건넸습니다.

[양예원/유튜버 (화면출처 : 양예원 페이스북) : 속옷이었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속옷이 아니고 포르노에서만 나올법한 성기가 다 보이는 속옷이었습니다. 이게 뭐냐고 난 이런 거 싫다고 안 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협박이 시작됐습니다. 계약서 쓰지 않았냐. 네가 무산시키면 저 사람들이 너한테 손해배상 청구할 거다, 그래도 싫다고 하자, 남성들은 욕을 토해내기 시작했습니다. 문은 굳게 잠겨있습니다. 남자는 20명, 여성은 예원씨 혼자였습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일단 살아서 나가자는 생각으로,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그러자

[양예원/유튜버 (화면출처 : 양예원 페이스북) : 여러 사람이 번갈아가며 제 가슴과 제 성기를 만졌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소리도 지를 수 없었고 덤빌 수도 없었습니다.]

예원씨는 스스로를 내려놨던 탓에, 가까스로 첫 촬영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후로도 그 짓을 4번이나 더 해야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싫다면서, 그것을 왜 또 찍었느냐"고 조롱했습니다. 예원씨는 말합니다. 실장님이라는 사람은 "말끝마다 위약금을 물어내라고 하고, 사진은 이미 그들 손에 있으며, 무엇보다 이런 사실을 가족이 알게 될까봐 어쩔 수 없었다"고 말이죠.

[양예원/유튜버 (화면출처 : 양예원 페이스북) : 나만 입 다물고 그냥 그렇게 모른 척 조용히 살면 평생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그냥 평범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마음이 편했던 적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혼자 있을 때 자기 전에 항상 인터넷을 뒤져봤고 혹시나 내 사진이 올라왔을까 맨날 불안해했습니다.]

매일매일 피가 말랐지만, 다행히 우려했던 일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3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8일, 정적이 깨지고야 말았습니다. 한 포르노 사이트에 문제의 그 사진이 올라온 겁니다. 이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얼굴이 알려졌던 탓에, 여기저기서 "당신을 거기서 봤다"는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대부분 조롱, 비아냥, 욕설의 메시지였습니다. 심지어 남자친구에게까지 말이죠.

[양예원/유튜버 (화면출처 : 양예원 페이스북) : (남자친구 SNS에) 제 사진을 캡처해서 보내면서 "이걸 보니까 기분이 어때요?" 이런 식으로 묻는 사람까지 있었습니다. 죽고 싶었습니다. 진짜로 죽고 싶었습니다.]

예원씨는 삶을 정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무려 세 번이나 시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는 것만큼이나 죽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결국 남자친구 동민씨도 알게 됐습니다. 동민씨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양예원/유튜버 (화면출처 : 양예원 페이스북) : 제게 용기를 줬습니다. 괜찮다고 말해줬습니다. 넌 피해자라고 격려해줬습니다. 이겨내라고, 싸워야 한다고 말해줬습니다.]

예원씨는 경찰에 이들 '피팅모델' 촬영단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피해자는 예원씨 말고도 수십명에 달할 거란 얘기가 나옵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즉각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실장님'이라는 남성을 찾고 있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들어가서 전해드리죠.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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