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흘동안 훈련을 받고 집에 온 40대 소방관이 갑자기 쓰러져 숨졌습니다. 동료들은 현실에 맞지도 않는 과한 훈련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극도의 긴장감과 피로도로, 과로사했다는 겁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아빠 거야, 아빠 옷! 만져봐!]
부산진소방서 46살 이정렬 소방장의 영결식입니다.
아내와 어린 두 자녀도 눈물로 목이 메입니다.
[우리 수호 어떻게 해?]
이 소방장은 지난 10일 저녁 8시 반쯤 집에서 심정지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흘간의 고강도 소방전술훈련을 마친 직후입니다.
제천과 밀양화재 후 부산소방본부는 지난달부터 2300명 전 대원을 대상으로 이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지름 65mm의 대형 호스를 들고 9층 계단을 오르내리게 하는 등 과잉 훈련에 과로사했단 지적입니다.
[A 소방관 : 현장에 필요해서 습득하는 게 아니고 누가 더 오래 견디나…]
간부교관이 골프채를 들고 위협했단 증언도 나왔습니다.
[B 소방관 : 주저앉아버리면 (팀이) 재훈련하니 죽기 살기로 그게 압박이 됐어요.]
이 소방장이 숨지고 난 뒤, 부산소방본부는 해당 훈련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소방본부는 일상적인 훈련을 반복했을 뿐이란 입장입니다.
순직으로 인정받을지도 불투명합니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 : (순직은) 현장 사망하는 걸로 돼 있거든요. 저희도 판단이 안 됩니다.]
소방청은 부검 결과를 지켜본 뒤, 진상파악 등 재발방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