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대화가 의미가 있는 것은 오늘(27일) 있었던 두 차례 공식 정상회담보다도 더 깊은 속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진짜 독대'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누가 도청하지 않는 한 거기서 두 사람이 주고받은 내용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여느 정상회담에서는 물론이고 앞선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식의 의사소통 자리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도보다리 벤치에 앉은 두 정상은 간단한 담소만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30분 동안이나 독대를 했습니다.
당초 이 산책 내내 기록을 위한 전속 촬영기사가 붙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까지 대화 중 모두 자리를 비키면서 두 정상 사이의 대화는 두 사람만 아는 내용이 됐습니다.
이렇게 깊은 대화가 오가는 동안 주변을 채운 건 새소리뿐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국가 간 정상회담에서 단독회담을 한다 해도 최소한의 배석자는 있게 마련입니다.
남북 정상회담도 마찬가지입니다.
2007년 회담 때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화할 때 바로 뒤에는 조명균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 있었습니다.
앞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때 이뤄진 이른바 '차량 동승 독대' 때도 운전자는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문자 그대로 독대를 통해 공동선언문에도 담지 못할 깊은 속내를 주고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에 앞서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 근처,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갔던 이른바 '소떼길' 옆에 기념 식수도 했습니다.
정전협정이 있었던 1953년생 소나무를 심은 두 정상은 한강과 대동강의 물을 섞어 주며 화합의 뜻을 다졌습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