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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가해자의 정치철학은 더 이상 의미 없습니다"

입력 2018-03-07 21:20 수정 2018-03-0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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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대통령이 청와대에 그림을 걸고, 스스로를 촛불정권이라 칭했을 만큼 촛불로 일컬어지는 시민의 힘은 거대했습니다.

시민들이 무너뜨리고자 했던 것은 단지 부패한 정권 하나 뿐만은 아니었습니다.

세상을 옥죄고 있었던 보이지 않는 벽.

시민들의 꿈은 단단했으며 절실함을 품고 있었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철옹성과도 같은 부조리의 벽을 깨지 못했을 것입니다.

바로 엊그제.

이 자리에서 마주했던 그 역시…

긴 인터뷰 가운데서도 습관처럼 입에 밴 존칭을 떼어놓지 못했습니다.

"지사님께서는…"

그만큼 그를 옥죈 존재는 그 자체가 법이었고, 규칙이었고, 절대 권력이었습니다.

"저랑 지사님은
동등한 그런 관계가 아닙니다…
그가 가진 권력이 얼마나
크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를 8개월간 괴롭혔던 것은 자신이 소망하던 이상적인 정치와 그것을 이뤄줄 것이라 믿었던 정치인의 또 다른 얼굴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무너지면, 자신이 소망하던 세상 또한 무너질 수 있기에 고민과 고민을 거듭했을 피해자.

그래서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또한 저희들의 주저함도 개의치 않고 이름을 밝히고 얼굴을 내놓았습니다.

"제 자신이 증거입니다."

이름과 얼굴을 세상에 내놓지 않을 것이라면 차라리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고집했던 그의 절실함은 어디서 온 것일까…

적어도 이런 세상의 척박함에 저항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

"진보를 분열시키기 위한 음해와 공작이다."

"유독 좌파진영에서만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이런 기가 막힌 말도 오늘 나왔다고 하죠.

"안희정 사건, 임종석 실장이 기획했다던데…"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제입으로는 옮기지는 않겠습니다.

자신을 짓눌러 온 부조리에 대항하기 위해 온몸을 던진 한 인간에 대한 예의는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로 바꾸어놓은 새로운 정치란… 소망이란…

그런 음모론이나 정치적 셈법에 뿌리를 두지 않았다는 것…

세상은…피해자들을 보듬는 대신 지방선거의 표를 계산하고, 피해자의 인격을 폄훼하는 잔인함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가 작은 목소리로 외친 것은 바로 인간의 존엄성이었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사족입니다.

이 혼돈의 상황 속에서 오히려 침착함을 보인 이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이젠 사표를 쓰고 사라진 정치인의 철학을 지지하며 새 세상을 꿈꿔왔던 열혈 팬클럽 이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해자의 정치철학은 더 이상 우리에게 의미가 없습니다
 - 안희정 지지모임 < 팀스틸버드 >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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