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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간부가 성추행" 체조 코치도 '미투'…체육계도 '폭풍전야'

입력 2018-03-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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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검사의 폭로로 시작돼 사회 각계에 번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체육계에도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후보선수 코치인 이경희 씨는 1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출연해 2011년부터 3년간 전직 대한체조협회 간부 A 씨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 코치는 방송에서 A 씨가 자신의 신체를 만지거나, '모텔에 가자'고 말하는 등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4년 이 코치가 탄원서를 제출하고 조사가 시작되자 A 씨는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2년 뒤 협회 고위직에 추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A 씨는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지만, 대한체육회 심의위원회 인준을 받지 못했다.

이후 A 씨는 임원 인준을 관철하고자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에서 패소해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코치는 A씨가 이 소송과정에서 자신과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자 그를 경찰에 고소했고, 수사가 진행 중이다.

체조협회 관계자는 "현재 관련 민·형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코치 외에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 씨도 지난달 초 한 방송을 통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김 씨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성폭행한 코치와 2016년 대회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후 고소했고, 해당 코치에게는 1심에서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김 씨의 사례가 알려진 이후 사단법인 100인의 여성체육인회는 성명을 내고 "앞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좌시하지 않고 동료, 선후배 여성체육인들이 피해자들과 함께하며 목소리를 이어갈 것"이라며 행정기관의 조사와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체육계에선 어린 시절부터 철저한 서열 문화가 형성되고, 폐쇄적인 인간관계 속에 특히 남성들이 중심을 이루는 특성상 잊을만하면 종목을 가리지 않고 성 추문 사건이 불거졌다.

'미투' 운동이 본격화한 이후 영화, 공연 등 다른 분야만큼 수면 위로 드러난 사례가 아직은 많지 않으나 이 코치 등의 폭로가 시발점이 될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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