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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차주영 "유타대 졸업 후 부모님 몰래 배우 시작"

입력 2018-02-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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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차주영 "유타대 졸업 후 부모님 몰래 배우 시작"

배우 차주영. 이름만 들으면 굉장히 생소하다.그러나 그가 출연했던 작품들과 역할을 설명하면 '아 그 배우'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치즈인더트랩'에서 박해진을 짝사랑해 김고은을 괴롭히는 경영학과 퀸카 남주연 역으로 데뷔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돈을 좇아 사랑을 배신한 재벌집 며느리 아나운서 최지연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 종영한 '저글러스'에서는 비중이 좀 더 높아졌다. 도도한 비서이자 사연있는 마보나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극 중 백진희(좌윤이)와 대립 관계를 보이다가도, 슬픈 가정사에 눈물을 보이는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최근 일간스포츠 사옥에서 만난 차주영은 차분했다. 자기 생각을 술술 털어놨고, 배우에 대한 열정도 넘쳤다. 유타대학교를 졸업하고 늘 마음에 담아두던 배우의 삶으로 뛰어들었다.

늦은 나이에 데뷔라 집안에서의 반대도 거셌다. 이를 무릅쓰고 '하고 싶다'라는 갈망 하나로 몸을 던졌다. '악녀'만 맡아 차가울 것 같았던 그의 이미지에 열정이 더해지자 다양한 색깔의 배우 모습이 보였다. 지금은 모든 게 처음이었다. 눈물 연기도 처음이었고, '저글러스' 같은 좋은 현장을 만난 것도 처음이었다. 선배들과 케미를 맞춘다는 것도 그에겐 큰 가르침이었다. 배워가는 과정들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기대할만한 배우라고 느꼈다.

- '치인트'부터 '월계수 양복점'까지 신인인데 꽤 얼굴을 많이 알린 것 같다.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걸 인지를 못 하고 있다. 촬영 후엔 집에만 있는다. 동선이 뻔하다. 확실한 건 데뷔 때부터 운이 좋았다. 시청률 좋은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대선배님과 함께 촬영했다. 이제는 '쟤 거기서도 나왔던 애잖아'라는 관심이 생긴 것 같긴하다. 이름보다는 극 중 이름이 불리는 게 좋더라. 지금은 보나로 불리고 싶다."

- 그동안 악역을 맡았다.

"이미지가 도도하고 이지적이라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대놓고 '악녀'는 아니었다. 세 작품에서 보여준 캐릭터들은 악역으로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악녀를 언젠가 해보고 싶다."

- 어떤 악녀를 하고 싶나.

"믿고 끝도 없이 악한 캐릭터들을 해보고 싶다. 보나의 경우 사건이 악녀로 보일만한 상황이 있었을 뿐이지 크나큰 감정을 보였던 적은 없다. 그래서 뼛속까지 악한 인물로, 그 감정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역을 해보고 싶다."

- 악녀 감정은 어떻게 꺼낼 수 있을까.

"내지르는 걸 하면 되지 않을까. 내가 평소에 쌓아 두고 있었나보다.(웃음) 연기를 핑계 삼아 악해지려고 한다. 재밌을 것 같다. 이게 연기의 매력인 것 같다. 살면서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캐릭터 통해서 나인 것처럼 하는 게 좋다."

- 해보고 싶은 장르는.

"사극도 하고 싶고, 정통 멜로도 하고 싶다. 액션물도 하고 싶다. 하고 싶은 게 많다. 무서운 건 못할 것 같다. 무서운 걸 못 봐서 모니터를 볼 수 없다.(웃음) 차기작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 유타대 경영학과 학사 출신이다. 왜 배우를 하려고 생각했나.

"기본적으로 하고 싶었던 게 많았다. 그리고 영화 보는 걸 워낙 좋아했다. 영화·음악·예술에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보수적이어서 예체능 안 된다고 해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사실 경영학도 공부하니 재밌었다. 곧잘 따라가다가 더 늦기 전에 '덤벼나 보자'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시작했다. 어렸을 때 캐스팅 제안도 많이 받았지만, 그땐 '관심 없다'며 공부를 했다. 대학 다니는데도 제안이 들어와서 학교 마치고 생각하겠다고 거절을 하다가 졸업 후 안 하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해보고 후회하자'라는 마음으로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 부모님 반대가 심했겠다.

"그래서 부모님 몰래 시작했다. '치인트'로 데뷔하면서 부모님께 알려 드렸다. 그랬더니 '위약금 내줄 테니 다 그만두라'는 입장이셨다. 서른 살까지만 시간을 달라고 말하고 유예기간을 가졌다. 지금도 우스갯 소리로 '1년 남았다'고 말씀 하신다."

- 이제는 부모님이 응원해주나.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내 본연의 삶이 사라진다고도 볼 수 있지 않나. 딸 가진 아빠 입장에서 이런 걸 걱정하는 것 같다. 게다가 성장을 끝마친 애가 어려운길에 들어간다고 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최근엔 대놓고는 아니더라고 응원을 해준다. 무심코 '보나야' 라고 말씀하더라. 정말 감동이었다. 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인터뷰③] 차주영 "유타대 졸업 후 부모님 몰래 배우 시작"

- 영어를 잘해서 해외 활동도 순조로울 것 같다.

"기회가 되면 해외 활동도 해보고 싶다. 아직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크고 작은 걸 떠나서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 그래도 국내부터 다지고 가야 하지 않을까."

- 실제 나이보다 조숙한 이미지다.

"스타일링 따라 달라 보인다. 조숙하면 한없이 나이 들어 보인다. 캐주얼하게 다니면 어리게 본다. 초등학교때 6학년 때 대학생으로 보더라. 이제 제 나이 찾나보다 했는데 아직인가보다.(웃음)"

-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거창한 건 모르겠다. 당시 느끼는 감정을 관객이나 시청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때로는 감정이 잘 전달이 안 돼도 '왜 저랬지' '무슨 심정으로 그랬을까' 라고 궁금하게 만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 올해 계획은.

"일을 열심히 하고 싶다.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 같다. 타이틀만 갖고 싶어서 늦은 나이에 덤벼든 게 아니다. 쌓이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 SNS 팔로우 수가 적더라.

"만들어 놓기만 하고 거의 안 했다. '저글러스'할 때 몇백 명이었다. 많이 늘어난 편이다. 작품으로 소통을 하고 싶다."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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