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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사건' 우연이 아니었다…끊임없던 차별·성희롱

입력 2018-01-30 21:56 수정 2018-01-31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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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지현 검사가 사건 당일 안태근 전 검사의 옆자리에 앉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 "장관 옆에 앉으라"면서 떠민 건데, 서 검사는 '높은 양반 옆에 여성을 앉히는 일은 언제나 있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또 검찰 내에서는 도를 넘은 성희롱 발언도 자주 있었다고 정리한 기록을 통해 밝혔습니다. 그 내용은 이것이 검찰 내에서 오가는 얘기라고는 도무지 믿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2010년 10월, 부친상을 당한 동기의 장례식장에서 였습니다. 

[서지현/검사 : 법무부 장관님이 앉아계셨고 바로 그 옆자리에 안 모 검사가 앉아 있었고, 제가 바로 그 옆에 앉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장관 옆자리에 앉으라며 팔꿈치를 밀었다"고 서 검사는 기억합니다. 

"기수와 상관없이 높은 양반 옆 중앙 좌석에 여성을 앉히는 일은 거의 언제나 있는 일이었다"고 설명합니다. 

당시 장관의 수행검사로 동석한 안태근 전 검사는 서 검사에게 몸을 기대기 시작합니다.
  
[서지현/검사 : 옆자리에 앉아서 허리를 감싸 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상당 시간 동안 하였습니다. 안 모 검사가 술에 상당히 취해 있었고요.]

법무부 장관 뿐 아니라 동료 검사들이 많았지만 말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서지현/검사 : 노래방에서 유독 여검사들에게 신체 접촉을 많이 하는 남자 검사가 있었는데, 문제삼은 여검사에게 '일을 잘 하는 남자 검사 발목 잡는 꽃뱀이다'라고 얘기를 했다는 것을 전해 들었습니다. 많습니다.]
 
이뿐 아니라 서 검사는 언어적인 성폭력이 일상에서 자주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서지현/검사 : 모 여검사에게 어떤 부장이 키스를 했는데 그 상황을 본 다른 남자검사가 '부장을 유혹하는 꽃뱀이다' 라고 하였다고…]

종종 도를 넘는 표현들이 많아 수치스러웠던 기억들입니다.

노래방 회식자리에서 "덕분에 도우미 비용을 아꼈다" 는 얘기를 듣거나, 유부남 선배에게 "잊지 못할 밤을 만들어줄테니 나랑 자자"는 제안까지 받았다는 겁니다.

심지어 성폭력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부장 검사가 "여성들이 나이트를 갈 때는 2차 성관계를 이미 동의하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강간이 아니다" 라고 하거나 "내가 벗겨봐서 안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불거진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서지현/검사 : 성폭력 사건 있거나 성추행, 성희롱 하는 남자 검사들이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고 문제가 되면 그냥 사표를 내고… 어떤 경우는 검사 게시판에 사직 인사까지 올리고 나가신 경우도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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