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성 200여 명이 화장실에서 용변기 한 칸을 나눠 써야 한다면 곤란하겠죠. 얼마 전, 문을 연 인천공항 제2청사는 청소 노동자들의 휴게실이 이렇습니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아파트는 경비원 휴게실이 사실상 창고에 가까웠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화장실 앞에서 긴 줄을 섰습니다.
인천공항 제2청사에서 비행기 내부를 청소하는 노동자들의 휴식 시간마다 벌어지는 풍경입니다.
[못 살겠다, 빨리 나와. (화장실 만들어달라…)]
여성 노동자 260명이 일하지만 용변기는 하나뿐입니다.
공항 승객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에 가려해도 너무 멀어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쉬는 시간 한 시간을 화장실 순서 기다리는데 쓰기 일쑤입니다.
[정찬무/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국장 : 승객들 이용하는 곳은 화장실이 많죠, 깨끗하고 넓고. 활주로가 몇 km 되거든요.]
승객 짐을 여객기에 싣는 노동자들 역시 밖에서 대기하는 게 쉬는 시간입니다.
휴게실이 따로 없어 창고에서 비닐을 둘러 추위를 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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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 휴게실도 열악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휴게실로 들어서는 통로는 어둡습니다.
천장엔 배수관 등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사실상 창고라고 합니다.
[경비원 A씨 : (냄새가 많이 나나봐요.) 지하니까 배수관이 터지고 그러다보니까… 하도 오래돼가지고.]
상자와 집기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고 쥐약을 뿌렸다는 문구도 붙어 있습니다.
빛이 거의 안 들어오지만 불을 켜는 것도 눈치가 보입니다.
[경비원 A씨 : 전구 하나 빼놨어요. 불 켜 있으면 맨날 쉬는 줄 알고 그럴까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숙제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습니다.